"앞으로 20~30년은 가스의 황금시대 될 것"

"가스의 황금시대가 앞으로 20~30년간 전개될 것이다. 셸(Shell)은 이제 '석유와 가스회사'가 아니라 '가스와 석유회사'가 됐다."(셸의 에이제이 샤 총괄부사장)

"2020년 미국은 천연가스 부분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신할 것이다. 가스 수출이 미칠 영향에 대해 깊이있는 연구 분석 작업이 시작됐다."(미첼 베어 미국 에너지부 원유가스분석실장)

석탄·석유에 이은 '제3의 산업혁명'을 이끌 미래 에너지원으로 불리는 셰일가스에 대한 국제 콘퍼런스가 12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렸다. 지식경제부·외교통상부가 주최한 '2012 셰일가스 국제협력 콘퍼런스'다. 미국·캐나다·노르웨이 정부 및 에너지 기업 전문가와 오성환 외교부 글로벌에너지협력센터장, 김희집 액센츄어 아태지역 에너지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인류가 앞으로 60년간 사용할 수 있다는 셰일가스 활용 방안과 전략·과제를 토론했다. 에너지·금융 기업 관계자 등 300여 청중이 몰려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콘퍼런스에서는 "셰일가스의 잠재력을 빨리 인식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셸에서 LNG(액화천연가스) 전략·포트폴리오를 총괄하는 샤(Shah) 부사장은 "미국은 10년 전만 해도 전통가스 자원이 감소해 LNG를 대량 수입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지금은 셰일가스 덕분에 풍부한 가스 보유국으로 변신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에서는 아직 에너지 사용량에서 가스 비중이 6%에 불과해 중국에 매장된 셰일가스를 상업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되는 날, 세계 에너지 시장 게임의 룰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웨이 에너지회사 스타토일(Statoil)의 소틀랜드(Sortland) 부사장은 "셰일가스는 전 세계 에너지 지도를 10년 안에 대부분 바꿔놓을 것"이라며 "북미지역처럼 지금 당장 셰일가스의 영향을 받고 있는 지역과 5년 이내, 10년 이내, 10년 이후 에너지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날 지역을 분류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어(Baer) 에너지부 원유가스분석실장은 "셰일가스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낙관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스전에서 어느 정도의 채굴량을 기대할 수 있는지는 이동하는 표적을 맞히는 것과 같다"며 "표적을 제대로 맞힐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하면 성과도 커지겠지만, 매장량 전망은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셰일가스는 시추관을 6000~8000m 파고들어가 수평으로 밀어 넣고, 암석을 파쇄하고, 오일과 가스를 추출·흡입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반복하는 산업 생산"이라며 "석유 개발을 다룬 영화에서 원유가 폭포수처럼 솟아오르고 개발자들이 그 밑에서 샤워를 하는 낭만적인 장면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스랜드'라는 미국 영화를 예로 들면서 "할리우드 배우 10여 명이 셰일가스 개발 과정에서 지하수가 오염되는 환경문제를 사회문제화시키고 있다"며 "환경문제도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오성환 외교부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미국의 사빈 패스(Sabine Pass) LNG 프로젝트에 참여해 2017년부터 20년간 연간 350만t의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며 "캐나다의 'LNG캐나다' 프로젝트에도 20% 지분을 참여하는 등 셰일가스 투자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셰일가스(shale gas)

모래와 진흙이 단단하게 굳어진 암석(shale) 안에 갇혀 있는 가스. 전통적인 가스전과는 다른 암반층으로부터 채취하기 때문에 비전통 천연가스로 불린다. 시추가 어려웠지만 최근 수평정시추와 수압파쇄법 등 기술적 혁신으로 활발한 개발과 생산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