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I] [위크엔드] 아시아 최대 규모 책 축제 열린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책 축제 '파주북소리(PAJU BOOKSORI) 2012'가 세계 유일의 출판문화 클러스터인 경기도 파주출판도시에서 '책으로 소통하는 아시아(One Asia Through Books)'라는 슬로건 아래 15일부터 23일까지 9일간 열린다.

책을 값싸게 판매하는 기존 도서행사에서 벗어나 책 자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시, 강연, 공연, 퍼포먼스 등 130여 프로그램이 출판도시 내 100여개 건물과 야외 특설무대에서 펼쳐진다.

◇대규모 전시·국제행사 잇따라

올해 파주북소리에선 한국·중국·대만·일본·홍콩 등 동북아시아의 대표 출판인들이 함께 제정한 아시아 출판문화상인 '파주 북어워드(Paju Book Award)'가 첫선을 보인다. 아시아 출판계의 역량과 질을 높이고 아시아 출판문화의 연대를 확대하기 위해 기획된 파주 북어워드는 저작상, 기획상, 출판미술상, 특별상 등 총 4부문으로 구성되며 매년 시상한다.

아울러 책마을 운동의 진원지인 유럽의 주요 책마을과 호주, 말레이시아의 책마을이 참여하는 세계책마을심포지엄(World Booktowns Symposium)이 열린다.

주목을 끄는 것은 다른 책 축제에선 볼 수 없는 대규모 특별전이다. 한글 탄생 569주년(1443년 한글 창제)을 맞아 한글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한글의 소중함을 예찬하는 '한글 나들이 569展'이 열린다. 선조들이 일상에서 사용했던 버선본, 부적, 분판, 담뱃대 등 한글이 새겨지고 기록된 다양한 생활용품을 전시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희귀 잡지가 공개되는 '추억의 그 잡지' 특별전에선 개화기부터 현재까지 한국 잡지의 발자취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세계적 석학·문인 특별강연

역사·출판·문화 등 각 분야 전문가와 석학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강연도 눈길을 끈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석학 기 소르망 교수와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가 특별강연을 펼친다. 기 소르망 교수는 신간 '어느 낙관론자의 일기(Diary of an Optimist)'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한류 문화의 세계화 전략'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르 클레지오는 국내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과 문학세계를 들려준다. 일본 최고의 역사소설가로 꼽히는 사토 겐이치의 강연도 이어진다.

아울러 신영복·도정일·권영민·문용린 교수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석학들이 강연자로 나선다.

◇책에 빠지고 음악에 취하다

파주북소리 2012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바로 '지식난장'이다. 출판도시 내 각 출판사 사옥에서 저자와의 대화, 창작 워크숍, 각종 체험 프로그램, 시 낭송, 전시 및 공연이 마련되고,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독자들과 직접 만나 자신의 삶과 문학세계를 들려주는 시간을 갖는다. 출판도시 일대가 지식의 토론장으로 탈바꿈하는 셈이다.

가을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공연과 문화행사도 곁들여진다. '김소월 문학의 날'은 한국 문학의 최고봉이자 개척자인 시인 김소월의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수많은 후배 문인과 문학도가 시 낭송, 가곡 공연, 강연회 등을 통해 소월이 이룩한 문화적 업적을 기린다.

이와 함께 야외 특설무대 잔디밭에서 펼쳐지는 '북시티 피크닉 콘서트', 책 전문 라디오 팟캐스트 '책 읽는 라디오'가 펼치는 공개방송, 출판도시 전역에서 펼쳐지는 버스킹(busking·길거리 공연) 등이 깊어가는 가을밤을 수놓을 예정이다.

이 밖에, 축제 기간에 출판도시를 거닐며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구매할 수 있는 '북마켓'도 열린다. 국내 도서뿐 아니라 평소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유럽과 일본의 희귀 고서적을 살펴볼 수 있다. '책 벼룩시장'은 자유롭게 헌 책을 판매하는 일종의 플리마켓(Flea Market·벼룩시장)이다.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도서를 가지고 나와 가격을 정하고 직접 팔거나 서로 교환할 수 있다.

파주북소리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파주북소리 축제는 국내외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2011년 경기도 10대 축제'에 선정되는 등 괄목할 성과를 이끌어냈다"면서 "올해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책 축제를 넘어 세계적인 복합 지식문화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홈페이지 www.pajubooksori.org, 문의 (031)955-1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