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또 물가 강타

태풍 볼라벤, 덴빈에 이어 산바가 17일 한반도를 지나면서 쌀과 배추·고추·상추 등 야채류, 사과 등 과수, 고등어 등 생선류 등 먹거리 생필품 가격이 일제히 급등했다. 이번 인상으로 추석 물가는 물론 김장 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쌀의 경우 서울 양재동 양곡 도매시장에서 경기미 20㎏(상등급)이 이달 평균 5만2000원을 기록, 지난해(4만8000원)보다 8.3％ 올랐다. 이는 태풍으로 센 바람이 불면서 벼의 수분이 빠져나가고 말라죽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마트 양곡담당 이현진 팀장은 "피해 지역이 호남과 충청권에 집중되면서 쌀 수확량이 감소, 올 추석 햅쌀 가격이 10％ 정도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와 고추도 급등하고 있다. 배추의 경우 17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10㎏(특등급)에 1만5862원을 기록, 15일보다 8% 올랐다. 지난달보다는 58％, 지난해보다는 137％ 급등했다. 태풍 산바가 배추의 주산지인 영남과 강원도 일대를 지나는 탓에 배추값은 2011년의 사상 최고치(1만8521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홍고추는 이날 가락시장에서 10㎏(특등급)에 5만3013원으로 15일보다 23％, 지난해보다 11％ 올랐다.

상추를 비롯한 채소류 값도 상승했다. 이날 상추(적엽 품종)는 가락시장에서 4㎏(특등급)에 5만676원으로 15일(4만8564원)보다 4% 올랐다. 지난달보다는 57％, 지난해보다는 608％나 뛴 가격이다. 상추의 경우 주 출하 시기인 이번 여름에 폭염·폭우·태풍이 잇따르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풋고추도 15일보다 36.3％ 올랐고, 취청오이는 22％, 쑥갓은 21.7％, 시금치는 11.2％가 올랐다.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도 상승했다. 과수 밀집재배지역인 충청지역에서 산바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가락시장에서 이날 사과(홍로 품종)는 5㎏(특등급)에 3만6588원으로 전날보다 5％ 올랐다. 지난달보다는 8％, 지난해보다는 121％나 뛰었다. 배(원황 품종)는 15㎏(특등급)에 5만2567원으로 전날보다 8％, 지난달보다 3％, 지난해보다 45％ 올랐다. 사과는 이번 태풍이 지난 후에는 가격이 10%쯤 더 오를 전망이라고 과수 상인들은 내다보고 있다.

고등어 등 어류 가격도 올랐다. 태풍으로 배들이 조업을 나가지 못한 탓이다. 17일 가락시장에서 고등어는 10㎏(상등급)에 2만5000원으로 지난 3일(1만9000원)보다 32％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