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 백화점·대형 마트 각오해! 전통시장 도전장

'조방스타~일' '골목문화살롱' '어울림 한마당' '상권 활성화 마케팅'…. 부산지역 전통시장들의 도전이 거세다. 그 대상은 숙명적 라이벌인 백화점·대형 할인마트다. 예전처럼 "전통시장 불쌍하니 도와달라"는 읍소형이 아니다. 전통시장만 갖고 있는 '내 스타~일'을 가꾸고 리모델링·문화 등으로 몸매와 모습을 확 바꾸고 있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장점·강점을 당당히 주장한다. 또 이 도전과 변신에 지방자치단체도 호응, 그 속도를 더해주고 있다.

부산 동구(구청장 정영석)와 조방상권관리기구는 15일부터 동구 범일동 자유시장 상설무대(오후 3시 30분)와 부산은행 본점 앞 소광장(오후 6시 30분)에서 '조방 스타~일, 토요한마당'을 시작한다. 다음 달 27일까지 매주 토요일 열릴 이 행사는 자유·평화시장 등 조방상권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것. '토요한마당'은 팝, 록, 퓨전국악, 낭만, 펑키재즈, 7080 추억 스타일 등 매주 테마를 달리하며 진행된다. 이노밴드-올드팝, 펌킨헤드, 재즈밴드MJ, YWCA브라스밴드, 핫페퍼 파스타, 호철밴드 등 연주팀이 공연한다.

또 동구 측은 "이 행사는 젊은 신고객, 30~40대 추억의 고객을 대상으로 다채롭고 질 높은 공연을 제공, 조방상권의 부활을 알리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10월 10~13일 조방거리에서 '조방스타~일 이끌리네 한마당축제'가 이어진다. '다시, 조방앞이다'를 슬로건으로 하는 이 축제는 패션과 젊음을 주 테마로 삼고 있다. 첫날인 10일 '유랑극단'의 전야제 행사를 시작으로 ▲조방활성화구역 선포식 ▲패션, 자유를 누려라(블랙&화이트 패션쇼, 패션박람회) ▲거리 퍼포먼스 ▲밴드 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정영석 구청장은 "젊은 신고객, 30~40대 추억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이 문화 이벤트는 조방상권의 부활을 알리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는 이들 이벤트 외에 2016년까지 60억원을 들여 조방거리, 자유시장 추억거리, 문화거리, 커뮤니티 비즈니스센터 등을 조성하고 브랜드, 캐릭터, 조방정보지, 조방웹 등을 만들 계획이다.

영도구 남항시장의 도전도 만만찮다. 20~30대의 끼 많은 젊은이들로 구성된 '부산노리단'과 함께 이달부터 '변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시장 상인들과 노리단 회원들은 오는 12월까지 '골목문화살롱' '시장은 대학' '문화야시장'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골목문화살롱'은 이 기간 매주 금요일 오후 5~7시, 격주 화요일 오후 1~3시 이 시장을 찾는 주민·청년·상인들이 함께 어울려 ▲공연 ▲토크쇼 ▲체험행사 ▲시장라디오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시장은 대학'은 매주 토요일 오후 2~5시 진행되는 프로그램. 생선파는 할머니는 '남항시장 인생 이야기'를, 고깃집 사장님은 '부위별 고기 사용법' 등을 지역 청년들에게 들려주고, 청년들은 이 상인들과 함께 남항시장잡지 발간·시장극장 운영 등의 이벤트를 실행한다. '문화야시장'은 10월 6일, 11월 10일 두 차례 열린다. 제목처럼 밤에 열리는 시장의 잔치. 다양한 야식거리를 팔고 물물교환시장이 개설된다. 다채로운 공연도 곁들여진다.

남항시장 측은 "이 문화·생활 이벤트를 통해 시장이 몸매를 가꾸고 화장을 고쳐 '백화점' '할인점'처럼 멋진 모습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진구 부전시장은 지난해 부산노리단과 함께 이런 변신을 했다. '부전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다. 말 그대로 젊고 현대적인 문화·이벤트로 시장이 문전성시를 이루도록 하자는 프로젝트다. 낙타를 부전시장 캐릭터로 정하고 이 캐릭터를 활용한 대형 인형을 제작하는가 하면, 상인들로 구성된 부전시장 공연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부전시장 측은 "4마리의 커다란 낙타가 시장통을 돌아다니면서 손님들을 맞이하는데 인기가 좋다"며 "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 이후 손님들이 더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만 아니다. 지자체·인근 주민들도 전통시장의 도전을 열렬히 응원, 지원하고 있다. '구서1동주민자치회'는 오는 21일 구서시장 안 주차장에서 '구서시장 어울림 한마당' 행사를 연다. 주민자치 프로그램에서 기량을 닦은 주민들이 나서 전통춤·풍물놀이·한량춤·벨리댄스 등 공연을 선보인다. 이 주민자치회 측은 "추석을 앞두고 흥겨운 무대를 마련, 우리 동네 전통시장에 활기를 주고 좀 더 많은 손님이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행사"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19일 부산진시장 상인연합회 사무실에서 '지역상권 지킴이 전통시장 발전 간담회'를 열었고, 중구는 지난 8월 도시철도 서면역에서 지역 내 15개 전통시장을 소개하는 가이드북을 나눠주는 등 '지역 상권활성화 마케팅'을 펼쳤다. 전통시장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한 노력들이다. 부산시는 또 동구 초량전통시장 등 3개 시장을 대상으로 노점 매대와 상품 진열에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고, 조명을 LED 조명으로 교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