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어도의 날, 정하자"… 5년 만에 조례 재도전

제주도 의회가 9월 10일을 '이어도의 날'로 지정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발의했다.

19일 제주도 의회에 따르면 박규헌·강경찬 의원이 공동 발의한 '제주도 이어도의 날 지정·운영에 관한 조례안'이 농수축지식산업위원회에 회부됐다.

조례안은 해군이 지난 1951년 9월 10일 이어도를 발견하고 대한민국령이라는 동판을 수중에 설치한 것을 기념해 '9월 10일'을 이어도의 날로 명시했다. 이어도를 '제주 사람들로부터 구비 전승되는 이상향인 환상의 섬,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서남쪽 149㎞ 지점에 있는 수중암초'라고 정의했다. 상임위는 21일부터 열리는 임시회에서 조례안을 상정해 심의할 예정이다.

제주도 의회에서 '이어도의 날' 조례 제정 시도는 5년 전에 이어 두 번째다. 2007년 강창식 의원 등이 1952년 1월 18일 국무원 고시 제14호로 이어도를 대한민국 영토로 선포했던 것을 기념해 '1월 18일'을 이어도의 날로 지정한 조례안을 발의했었다.

당시 조례안은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이유로 외교부 등이 반대하면서 상임위에서는 통과됐지만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결국에는 자동 폐기됐다.

이번 조례안에는 '이어도의 날'을 교육적인 의미보다는 축제일 형식으로 변경해 기념일에 축제를 여는 것으로 내용을 변경했다. 자칫 불거질지 모를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해양 관측과 연구 등을 위해 제주도민들이 '이상향'이라 부르는 이어도에 지난 2003년 사업비 178억원을 투입해 종합해양과학기지를 세웠다.

중국은 그러나 이어도를 쑤옌자오(蘇岩礁)라고 부르며 중국 영해 200해리 내에 있는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조례안을 공동 발의 한 박규헌 의원은 "이어도의 날은 영토 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제주인의 이상향인 이어도를 토대로 제주도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관광 자원화하기 위한 축제의 개념"이라며 "정부로부터 외교 문제가 있다는 공식적인 반응이 없는 만큼 제정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