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이룬 올림픽 메달 꿈, 지도자 돼 이루겠다"
입력 : 2012.09.20 23:21
은퇴 앞둔 '핸드볼의 전설' 윤경신 선수
야구·축구계 수차례 러브콜 "그때 골키퍼로 전향했으면 월드컵에 이운재 없었죠, 하하"
獨 리그 8차례 득점왕 활약… 아테네올림픽 4강 좌절 아쉬움
"핸드볼은 제 영혼이나 다름없습니다. 경기장에서 기쁨과 영광, 분노와 좌절 그리고 아쉬움…. 모든 감정을 다 느껴봤습니다. 언젠가 다른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래도 핸드볼을 그만둔다고 하니 마음을 다스리기 어렵네요."
한국이 배출한 세계 핸드볼의 거인(巨人) 윤경신(39)이 파란만장했던 27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한국 남자 선수로선 사상 최초로 핸드볼 최고 리그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뛴 그는 코리아리그 챔피언결정전이 열리는 23일 서울 송파구 SK 핸드볼 경기장에서 은퇴식을 갖는다.
한국 구기 스포츠는 그동안 야구·축구·배구 등에서 많은 선수가 최고 리그를 누볐다. 하지만 윤경신처럼 '세계 최고 선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최고 리그에서 뛴 선수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윤경신은 숭인초교 시절 특별활동 시간에 핸드볼을 만지면서 인연을 맺었다. 어릴 때부터 남보다 머리 하나 이상 컸던 그는 중3 때 186㎝이던 키가 고려고 1학년 때엔 196㎝, 경희대 1학년 때는 2m를 넘어섰다. 큰 키에 왼손잡이인 그에게 핸드볼뿐 아니라 농구·축구·배구 관계자들의 스카우트 공세가 이어졌다.
인기 종목의 유혹을 뿌리치고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을 선택한 데 대해 윤경신은 "손으로 하는 운동에는 다 자신 있었지만 농구공처럼 크지도 않고 야구공처럼 작지도 않은 핸드볼에 이상하게 끌렸다"고 했다. 그는 "국가대표 시절 태릉선수촌에서 배구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왜 인기 없는 핸드볼을 하냐. 1억 줄 테니 배구로 와라. 1년만 배우면 대성한다'는 말도 들었다. 축구 골키퍼 제안을 받기도 했는데 만약 그때 축구를 했다면 2002년 월드컵 스타 이운재는 없었을 것"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윤경신과 이운재는 경희대 체대 92학번 동기다. 그러면서도 윤경신은 "사춘기 시절 축구·농구·배구를 해보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고1 때 상비군이 되면서 다른 종목은 일찌감치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고 털어놨다.
한국이 배출한 세계 핸드볼의 거인(巨人) 윤경신(39)이 파란만장했던 27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한국 남자 선수로선 사상 최초로 핸드볼 최고 리그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뛴 그는 코리아리그 챔피언결정전이 열리는 23일 서울 송파구 SK 핸드볼 경기장에서 은퇴식을 갖는다.
한국 구기 스포츠는 그동안 야구·축구·배구 등에서 많은 선수가 최고 리그를 누볐다. 하지만 윤경신처럼 '세계 최고 선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최고 리그에서 뛴 선수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윤경신은 숭인초교 시절 특별활동 시간에 핸드볼을 만지면서 인연을 맺었다. 어릴 때부터 남보다 머리 하나 이상 컸던 그는 중3 때 186㎝이던 키가 고려고 1학년 때엔 196㎝, 경희대 1학년 때는 2m를 넘어섰다. 큰 키에 왼손잡이인 그에게 핸드볼뿐 아니라 농구·축구·배구 관계자들의 스카우트 공세가 이어졌다.
인기 종목의 유혹을 뿌리치고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을 선택한 데 대해 윤경신은 "손으로 하는 운동에는 다 자신 있었지만 농구공처럼 크지도 않고 야구공처럼 작지도 않은 핸드볼에 이상하게 끌렸다"고 했다. 그는 "국가대표 시절 태릉선수촌에서 배구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왜 인기 없는 핸드볼을 하냐. 1억 줄 테니 배구로 와라. 1년만 배우면 대성한다'는 말도 들었다. 축구 골키퍼 제안을 받기도 했는데 만약 그때 축구를 했다면 2002년 월드컵 스타 이운재는 없었을 것"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윤경신과 이운재는 경희대 체대 92학번 동기다. 그러면서도 윤경신은 "사춘기 시절 축구·농구·배구를 해보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고1 때 상비군이 되면서 다른 종목은 일찌감치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고 털어놨다.
199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가 득점왕에 오르자 외국 클럽팀의 스카우트 공세가 본격화됐고, 윤경신은 경희대 졸업을 앞둔 1995년 독일 분데스리가 굼머스바흐 팀에 스카우트됐다. 그의 진가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분데스리가에서 여덟 차례 득점왕에 오른 것이다. 독일 진출 첫해 연봉은 1억2000만원이었지만 한때 연봉이 13억원을 넘길 정도로 최고 대접을 받았다. 독일 언론은 그를 '토레아(한국의 골잡이)'라고 불렀다. 토레아는 독일어로 골을 뜻하는 '토어'와 한국을 뜻하는 '코레아'의 합성어다. 2002년에는 IHF(세계핸드볼연맹)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윤경신은 독일에서 활약하면서도 대표팀이 부르면 주저하지 않고 한국을 대표해 국제대회에 나섰다. 한국 남자 핸드볼이 1990년 베이징 대회부터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아시안게임에 6차례 출전해 5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한국이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5차례 올림픽에 출전했을 때도 그 중심엔 항상 윤경신이 있었다.
분데스리가 굼머스바흐와 함부르크에서 12년을 뛰면서 2908골을 기록한 그는 100골만 더 넣어 3000골 대기록을 세워달라는 소속팀의 요청을 간곡히 거절하고 2008년 귀국해 두산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아들(재준·8)에게 한국 교육을 하고 싶었어요. 저 역시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늘 향수병에 시달렸고요. 현역 마지막을 한국에서 지내고 싶었기에 미련 없이 모두 털어버리고 돌아왔습니다."
그는 현역 시절 가장 아쉬운 순간으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전에서 헝가리에 10분 정도 남기고 3골 앞서다 역전당했던 순간을 꼽았다. 그는 "헝가리만 이겼더라면 꿈에 그리던 메달을 충분히 목에 걸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모교인 경희대에서 스포츠사회학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스포츠 지도자 리더십에 관한 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교수가 돼 제자를 가르치는 것도 행복하겠지만, 최종적으론 능력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국가대표 감독으로 현역 시절 못 이룬 올림픽 메달도 따보고, 국제핸드볼연맹에서 행정가로도 일하고 싶습니다. 핸드볼로 받은 영광, 핸드볼로 다 갚고 싶어요."
윤경신은 독일에서 활약하면서도 대표팀이 부르면 주저하지 않고 한국을 대표해 국제대회에 나섰다. 한국 남자 핸드볼이 1990년 베이징 대회부터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아시안게임에 6차례 출전해 5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한국이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부터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5차례 올림픽에 출전했을 때도 그 중심엔 항상 윤경신이 있었다.
분데스리가 굼머스바흐와 함부르크에서 12년을 뛰면서 2908골을 기록한 그는 100골만 더 넣어 3000골 대기록을 세워달라는 소속팀의 요청을 간곡히 거절하고 2008년 귀국해 두산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아들(재준·8)에게 한국 교육을 하고 싶었어요. 저 역시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늘 향수병에 시달렸고요. 현역 마지막을 한국에서 지내고 싶었기에 미련 없이 모두 털어버리고 돌아왔습니다."
그는 현역 시절 가장 아쉬운 순간으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 8강전에서 헝가리에 10분 정도 남기고 3골 앞서다 역전당했던 순간을 꼽았다. 그는 "헝가리만 이겼더라면 꿈에 그리던 메달을 충분히 목에 걸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현재 모교인 경희대에서 스포츠사회학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스포츠 지도자 리더십에 관한 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교수가 돼 제자를 가르치는 것도 행복하겠지만, 최종적으론 능력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국가대표 감독으로 현역 시절 못 이룬 올림픽 메달도 따보고, 국제핸드볼연맹에서 행정가로도 일하고 싶습니다. 핸드볼로 받은 영광, 핸드볼로 다 갚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