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클리닉] (28) 싱글족 은퇴 설계_명품 소비 즐기다간 노후 처량… 집 장만해 주택연금에 활용을

"나이는 먹어가는데 뾰족하게 해 놓은 건 없어 불안해요."(35세 회사원 김모씨)

혼자 사는 싱글들은 겉에서 보면 화려하지만 실제로는 속 빈 강정인 경우가 많다. 당장 지금 여유 있는 삶을 즐기다 보니, 미래에 대한 경제적인 준비는 부실하기 때문이다.

사실 대다수 싱글족에게는 결혼, 주택 마련, 저축 등은 현실에서 크게 와 닿지 않는다. 홀가분하다 보니 과소비 유혹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화려한 싱글족으로 살아가려면, 노후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특히 '경제적인 독립'은 싱글족으로 살아가기 위한 근본적인 필수 조건이다. 혼자 살기 때문에 자칫 돈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 없고 저축률이 떨어질 수 있지만, 1인 가구도 '가정'이라는 차원에서 준비해야 한다. 혼자 사는 싱글족이 고려해야 하는 은퇴 설계 키워드를 알아본다.

◇명품 소비, 노후 발목 잡을라

싱글족은 고급 승용차, 명품 가방 등 여유 있는 싱글의 삶을 즐기고 싶어한다. 가족 부양, 자녀 교육비, 주택 구입 등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엔 보이지 않는 함정이 있다. 재산 형성과 재산 증식에 대한 동기부여가 상대적으로 약하며 지출을 통제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과소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지출을 한꺼번에 줄일 수는 없겠지만, 수입의 40~50%는 저축이나 투자를 통해 과도한 소비를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

모아서 꼭 필요할 때 멋있게 쓰자는 생각으로 생애 이벤트별 저축 주머니를 구분해서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더구나 지금의 명품 생활이 노후까지 이어질 것이란 보장도 없다. 언제까지 소득이 이어질 수도 없고 소득이 중단되었을 경우 따로 보살펴 줄 사람도 없다. 싱글족은 가족이 없어 혼자서 노후를 보내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젊은 날의 베짱이도 좋지만, 노후를 위해 윤택한 개미가 되어야 한다.

◇주택 마련은 필수, 노후에 주택연금으로 활용

싱글족은 주택 마련은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동산도 유용한 은퇴 자산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 싱글족은 재산을 물려줄 배우자나 자녀가 없기 때문에 은퇴까지 형성된 자산을 은퇴기간 동안 효율적으로 나눠 사용하면 된다. 이런 의미에서 정부의 주택연금 제도는 싱글족에게는 매우 유용한 은퇴 투자전략이다.

가령 주택연금으로 활용 가능한 시가 3억원 주택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지급 유형에 따라 금액이 달라질 수 있지만 정액형을 선택할 경우 매월 72만원 정도를 죽을 때까지 수령할 수 있다. 여기에 그동안 본인이 불입한 국민연금에서 60만~90만원을 수령한다면 매월 최소 130만~160만원 정도가 나온다. 개인연금과 퇴직연금까지 감안한다면 매월 현재 가치로 200만원 이상 수준의 생활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발생확률 높은 암(癌)질병 대비를

싱글족은 소득 기간 중 현재의 재정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미래의 현금 흐름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발생 확률이 높은 질병, 예를 들어 암은 평균수명까지 생존 시 발생 확률이 3명 중 1명이고 치료비도 만만치 않은 질병이다. 혼자 사는 싱글족이 큰 병에 대비해서 미래에 큰돈이 들 수도 있는 현금 지출에 대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암보험에 가입할 땐, 보험 기간 중에 보험료가 오르지 않는 비갱신형을 선택하면 합리적인 비용으로 기대수명까지 보장을 받을 수 있다〈표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