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직영점 늘려 5년 내 KFC 매장 수 추월"

"현재 중국에 있는 점포가 150개 정도 됩니다. 5~6개만 직영이고 나머지는 가맹점이죠. 하지만 이 직영점을 500개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제너시스 BBQ의 윤홍근(57) 회장을 서울 문정동 제너시스 본사에서 만났다. 한국 외식산업 해외 진출 선구자인 그는 최근에는 중국 사업에 유독 강한 열정을 보였다. "직영점 하나당 10개 가맹점을 붙여 2017년까지 중국에서 KFC 매장 수를 추월할 겁니다. 재원 마련을 위해 중국 기업과 진행 중인 투자 협상이 최종 단계에 있죠."

BBQ, BHC치킨 등 외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윤 회장의 첫 해외 진출은 2003년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BBQ였다. 지금은 미국, 터키, 베트남 등 30개국에 35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외식업체들처럼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해외로 수출해 외국에서 로열티를 벌어온 것도 그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빠르게 늘어나던 해외 점포 수는 최근 몇 년간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회장 스스로도 "강원도 산비탈에 화전민이 돌을 골라내고 밭으로 일군 뒤 이제 씨 뿌리는 단계"라고 말했다. 특히 현지 경영 인력 확보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외식산업은 직원 교육 시스템, 원재료의 공급 과정, 훈련된 서비스가 합쳐져야 완벽한 맛이 나옵니다. 그래서 해외에 나가서 사업을 전개한다는 게 쉽지 않아요. 중국의 경우 한국의 90% 수준까지 올라왔고, 올해까지 기초가 마련된 상태에서 내년부터 상당히 수익을 내지 않겠느냐 생각합니다."

중국 사업이 진출 7년째인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면서 윤 회장은 내년부터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KFC처럼 직영점을 확대하고 카페형 매장을 기본으로 원래 강점인 배달 서비스로 고객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1984년 중국에 진출한 KFC는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외식 브랜드로 평가를 받는다. 윤 회장은 "제품의 다양성 면이나 매장 면적당 수익 면에서 BBQ가 훨씬 유리하다"며 "5년 안에 중국에서 KFC 매장(5000여개)을 추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으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 인도에 1호점을 냈고, 다음 달에는 브라질 1호점이 정식으로 문을 연다. "몇 년 전에 제가 2020년까지 맥도날드를 따라잡고 세계 1위 프랜차이즈업체가 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언론 플레이한다'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국내에서 잘나간다고 해외로 진출하겠다고 도전한 것 자체가 '참 겁이 없었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지난 8년을 해외시장에서 뛰어보니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데 대해 점점 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해외시장이 넓어지다 보니 그는 1년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낸다. 그는 "전 세계를 다니지만 관광 명소 이름은 거의 모른다"고 말했다.

"해외 출장 가면 저는 딱 네 가지 코스예요. 제일 먼저 닭고기 요리 가운데 현지에서 가장 맛있다고 하는 집을 찾고, 두 번째 현지 음식 가운데 가장 맛있는 음식점을 찾고, 세 번째 백화점을 가보고, 마지막으로 닭 모형을 파는 골동품 시장, 기념품 가게에 갑니다."

출장 도중 직접 먹어본 요리는 BBQ의 메뉴가 된다. 싱가포르를 갔을 때는 페이퍼 치킨(양념 된 닭을 종이로 싸서 기름에 튀긴 요리)을 먹어보고 메뉴에 추가하기도 했다.

사업 다각화도 구상 중이다. 다양한 레스토랑사업도 전개하고 비(非)외식업도 고민 중이다. "우리 식자재 공급을 위한 농업 사업, 노인을 위한 간병사, 노인식 같은 실버산업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잘 먹고 잘 사는 데 필요한 일들이죠."

하지만 사업 목록이 늘어나도 윤 회장의 닭 사랑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주변 사람들 말이다. 사무실에는 전 세계에서 수집한 닭 모형 2000여개가 놓여 있다. 사업을 시작한 뒤 매일 평균 닭 한 마리를 먹는 일은 지금도 계속한다. 낮에 일이 바빠 닭을 못 먹으면 밤에 근처 매장에 전화해 닭을 시켜 먹는다. 물론 자신이 회장이라는 사실은 숨긴다. "저는 매일 아침 우리 매장에서 만든 닭가슴살 샐러드를 먹습니다. 그 덕분에 운동을 안 해도 이 정도 몸매를 유지하는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