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업종 긴급 점검] LCD 값 반등했지만… 인텔·애플發 변수가 문제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바닥을 치고 일어서고 있다.

디스플레이 대표 상품인 대형 LCD(액정화면) 패널 가격이 3분기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고, 갤럭시S3·아이폰5 등 인기 스마트폰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중소형 패널 매출도 급증세다. 하지만 글로벌 최대 IT기업인 애플의 영향력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점점 커지는 데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이 디스플레이 제조에 간접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1·2위를 달리는 국내 업체들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가격은 바닥 탈출

25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시장 대표 상품인 42인치 TV용 LCD가격은 지난달 288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중순까지 떨어지던 이 제품 가격은 6월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선 뒤전 세계 경기 부진 속에서도 7, 8월 연속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업체별 실적 회복과 이익 증가도 예상되고 있다. 지난 2분기까지 적자였던 LG디스플레이는 이번 3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분기 7500억원이던 영업이익이 8500억~9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대만의 CMI도 지난 분기 적자에서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SK증권 정한섭 연구원은 "이번 분기 TV 패널 수요는 전 분기보다 10%가량, 태블릿PC 패널 수요는 18%가량 증가할 전망"이라며 "특히 국내 패널 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실적 개선의 폭이 클 전망"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바닥을 딛고 올라서는 것은 공급 부족과 스마트폰 시장 호황이 결합된 결과이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2010년 이후 국내의 삼성·LG를 비롯한 대부분의 업체가 투자를 늘리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의 누적으로 생긴 공급 물량 부족이 가격을 밀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TV용 패널 라인을 스마트폰용 중소형 패널 라인으로 전환한 전략이 중소형 패널 매출 증가와 대형 패널 공급 부족을 촉발시켰다는 분석이다.

◇디스플레이 시장 위협하는 애플과 인텔 변수

업황은 상승세지만 최근엔 새 변수가 시장에 등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 최대의 반도체 회사인 인텔의 움직임이 관심을 끌고 있다. LCD 업체인 일본 샤프는 최근 인텔에 300억엔(4500억원)의 출자를 요청했다. 샤프는 그동안 경영 개선을 위해 대만 훙하이(紅海)그룹의 출자를 받아왔지만, 이와 별개로 인텔에 손을 내민 것이다. 만일 이 출자가 성사된다면 인텔이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첨단 디스플레이를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일본 마이니치 신문은 "인텔이 샤프의 중소형 LCD 패널 기술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분야에서 샤프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애플의 디스플레이 시장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것도 주요 변수다. 애플은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 쪽 물량을 줄이고 LG디스플레이로 발주 물량을 몰아주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시장을 흔들고 있다. 하지만 부품 업체를 강하게 압박하는 애플의 특성을 감안할 때 LG디스플레이도 이런 상황에 머무르기보다는 새로운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자신들이 독보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OLED 시장을 빨리 대중화해 차별화한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