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대형마트 비교해보니… 미나리·애호박은 시장이 절반 값, 치약·샴푸도 마트보다 저렴

"전라도 장수에서 가져온 제수용 사과예요. 원래 1개 5000원인데, 3개 1만원에 드려요. 일반 마트에 비하면 정말 싸죠."

26일 오전 11시쯤 서울 마포구 망원동 망원시장. 청과·야채 전문점 '늘푸른'에서 일하는 진학기(45)씨는 과일을 담아주며 이렇게 말했다. 진씨는 "가격도 마트보다 저렴하지만, 가락시장이나 영등포시장, 또는 산지에서 물건을 직접 가져와 신선하다"고 말했다.

이날 망원시장에서 1.5㎞ 떨어진 A마트와 물품 값을 비교했더니 농축산물은 시장이 확실히 쌌다. 망원시장에서 300g 부사 사과 1개는 2000원인데, 마트에선 2980원이었다. 600g짜리 배는 시장이 3300원, 마트는 4600원에 팔았다. 오이(1개)는 시장 500원, 마트 630원, 애호박은 1300원과 2250원, 미나리는 시장에서 400g 2000원인 데 반해 마트에서는 200g 2490원으로 2배가량 차이가 났다.

공산품도 시장이 싼 제품이 많았다. 망원시장에서 1개 5290원인 페브리즈(370mL)는 마트에서는 5400원이었다. 죽염 치약(160g)은 시장에서 1개 2450원, 마트에서는 120g짜리 3개가 8930원이었다. 시장에서 파는 치약이 용량도 크고, 값도 3개 7350원이라 가격 경쟁력에서 앞섰다. 마트에서는 400g 고등어 통조림이 제조사에 따라 2180~2580원인데 시장에서는 1890원이면 샀다.

광진구 자양골목시장에서 파는 공산품도 인근 B마트보다 싼 게 많았다. 광진구 조사에 따르면, 3㎏ 리필용 비트 세제 시장 가격은 7480원. 마트 8100원보다 쌌다. 1㎏ 백설표 밀가루는 시장이 1240원, 마트 1260원이었다.

수산물의 경우, 망원시장에서는 꼬막 1㎏ 5000원, 오징어 2마리 4000원이었지만 인근 마트에서는 꼬막 100g 690원, 오징어 2마리 6500원으로 오징어는 마트가 1.6배, 꼬막은 1.4배 비쌌다. 시장경영진흥원이 지난달 전국 36개 재래시장과 대형마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 두부·우유·샴푸·치약 등 13개 공산품 중 7개가 시장이 마트보다 저렴하고, 6개는 마트가 쌌다. 농산품은 14개 중 11개가 시장 가격이 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