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쌓아온 파트너십으로… 中 '겔포스' 성공 신화 이룩
입력 : 2012.09.26 16:46
보령 제약 겔포스
1992년 '포스겔'이름으로 중국 진출 2000년 전까지 판매 부진했지만
한번 맺은 파트너는 끝까지 신뢰… 2004년부터 매출 100억 올리며 급성장
지난달 초 보령제약 김승호 회장 앞으로 중국에서 보낸 택배 상자가 도착했다. 그 안엔 보령제약의 대표 약품인 위장약 '겔포스'를 중국에서 판매하는 제약사 선전메이캉위엔(深圳美康源) 창성치(常省起) 대표가 보낸 감사패가 들어 있었다. 감사패에는 '한중수교 20주년(1992. 8.24~2012.8.24)을 열렬히 축하하며 중국에 진입한 대한민국 최초 완제 의약품의 중국 내 판매 성공을 축하합니다. 양사 간 우정의 나무가 항상 푸르기를 축원합니다'라는 문구가 한글과 중국어로 각각 새겨져 있었다.
한국과 중국 제약사의 20년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현지 협력사를 잘못 만나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한 가운데, 두 회사는 20년간 서로를 믿고 기다린 끝에 매출이 120배 가까이 성장하는 신화를 만든 것.
한국과 중국 제약사의 20년 인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현지 협력사를 잘못 만나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한 가운데, 두 회사는 20년간 서로를 믿고 기다린 끝에 매출이 120배 가까이 성장하는 신화를 만든 것.
1992년 한중 수교를 계기로 보령제약은 중국 진출을 모색했다. 회사는 해외 수출 경험도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막 국교를 맺은 중국은 낯설기 그지없었다. 이때 회사 간판을 갓 단 창성치 대표가 겔포스를 중국에 팔겠다고 나섰다. 임원들은 "잘 모르는 시장일수록 파트너의 능력과 영향력이 입증돼야 한다"며 반대했다.
김승호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김 회장은 "제품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협력 파트너의 애정과 열정 그리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며 1992년 6월 창 대표와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 겔포스는 국내 의약품 중 중국에 진출한 첫 완제의약품이었다. 1년 만에 등록 절차를 마치고 1993년부터 보령제약 안양공장에서 생산한 겔포스가 중국에서 '포스겔'이란 이름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초기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첫해 수출액은 고작 30만포 3억원. 경제성장이 이뤄지기 전 중국에서 위장약이 필요한 소비자는 많지 않았다. 신생업체의 유통력에도 한계가 있었다. 국내와는 달리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으로 등록해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기도 쉽지 않았다.
김승호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김 회장은 "제품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협력 파트너의 애정과 열정 그리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며 1992년 6월 창 대표와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 겔포스는 국내 의약품 중 중국에 진출한 첫 완제의약품이었다. 1년 만에 등록 절차를 마치고 1993년부터 보령제약 안양공장에서 생산한 겔포스가 중국에서 '포스겔'이란 이름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초기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첫해 수출액은 고작 30만포 3억원. 경제성장이 이뤄지기 전 중국에서 위장약이 필요한 소비자는 많지 않았다. 신생업체의 유통력에도 한계가 있었다. 국내와는 달리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으로 등록해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기도 쉽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 중국 시장이 엄청난 성장을 보이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성공 스토리가 연일 쏟아졌다. 회사에선 "역량 있는 회사를 다시 찾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도 김 회장은 "해외 사업은 파트너와의 신뢰와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흔들리지 않았다. 창 대표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당시 보령제약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공급가를 낮춰주고 마케팅을 지원해줘 장기적인 발전의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보령제약으로서도 손해만은 아니었다. 중국 수출로 생산량이 늘면 겔포스의 단가 유지에 도움이 됐다. 중국에 보령제약의 이름을 알리는 효과도 컸다.
긴 기다림 끝에 겔포스 중국 수출액은 2004년 100억원을 돌파하고 나서 가파르게 성장했다. "경제가 성장하면 식생활이 풍족해지면서 위장약 수요가 급증한다. 그때를 대비해 믿을 수 있는 파트너를 키워야 한다"는 김 회장의 예측이 들어맞았다. 이미 지난해를 기점으로 국내 판매량을 넘어섰다. 올해는 지난해의 두 배 가까운 3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창 대표는 "20년간 전문의약품으로 안정성과 약효가 검증된 만큼 이제 국민 의약품으로 도약하기 위해 올해 말에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발맞춰 보령제약은 중국 현지 생산을 계획 중이다.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중국 내 제산제 시장 1위를 지켜내고 일반의약품 시장 진입을 계기로 급격히 성장할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보령제약과 선전메이캉위엔은 중국 겔포스 판매 목표를 2015년 600억원, 2017년 1000억원으로 잡았다.
선전메이캉위엔은 아직도 겔포스 한 품목만 판매하고 있다. 창 대표는 "중국이라는 큰 시장에서 작은 회사가 여러 제품에 힘을 분산시키면 그만큼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겔포스가 일정 수준의 규모 경쟁력을 갖추면 다른 품목 판매도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 대표가 생각하는 다음 제품은 국내에서 제일 많이 처방되는 약인 보령제약의 혈전예방제 '아스트릭스'. 보령제약은 해열제인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조금씩 방출하여 혈전예방제로 개발했다. 매년 약 280만명이 복용하는 '국민 약'이다. 두 회사는 아스트릭스의 중국 판매를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창 대표는 "20년 만에 드디어 겔포스가 중국 시장에서 빛을 보게 되어 정말 기쁘다"며 "패기 하나만을 믿고 무한한 믿음과 신뢰를 보내준 보령제약과 김승호 회장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승호 회장은 "중국에서 겔포스의 성공엔 무엇보다 창 대표의 열정과 노력의 공이 가장 컸다"며 "해외 진출에서 성과에 대한 조급함과 믿음이 없는 거래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위장약'이란 겔포스 광고가 중국에서 '중국인의 위장약'으로 발전할지 기대된다.
긴 기다림 끝에 겔포스 중국 수출액은 2004년 100억원을 돌파하고 나서 가파르게 성장했다. "경제가 성장하면 식생활이 풍족해지면서 위장약 수요가 급증한다. 그때를 대비해 믿을 수 있는 파트너를 키워야 한다"는 김 회장의 예측이 들어맞았다. 이미 지난해를 기점으로 국내 판매량을 넘어섰다. 올해는 지난해의 두 배 가까운 35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창 대표는 "20년간 전문의약품으로 안정성과 약효가 검증된 만큼 이제 국민 의약품으로 도약하기 위해 올해 말에는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발맞춰 보령제약은 중국 현지 생산을 계획 중이다.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중국 내 제산제 시장 1위를 지켜내고 일반의약품 시장 진입을 계기로 급격히 성장할 시장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보령제약과 선전메이캉위엔은 중국 겔포스 판매 목표를 2015년 600억원, 2017년 1000억원으로 잡았다.
선전메이캉위엔은 아직도 겔포스 한 품목만 판매하고 있다. 창 대표는 "중국이라는 큰 시장에서 작은 회사가 여러 제품에 힘을 분산시키면 그만큼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겔포스가 일정 수준의 규모 경쟁력을 갖추면 다른 품목 판매도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 대표가 생각하는 다음 제품은 국내에서 제일 많이 처방되는 약인 보령제약의 혈전예방제 '아스트릭스'. 보령제약은 해열제인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조금씩 방출하여 혈전예방제로 개발했다. 매년 약 280만명이 복용하는 '국민 약'이다. 두 회사는 아스트릭스의 중국 판매를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창 대표는 "20년 만에 드디어 겔포스가 중국 시장에서 빛을 보게 되어 정말 기쁘다"며 "패기 하나만을 믿고 무한한 믿음과 신뢰를 보내준 보령제약과 김승호 회장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승호 회장은 "중국에서 겔포스의 성공엔 무엇보다 창 대표의 열정과 노력의 공이 가장 컸다"며 "해외 진출에서 성과에 대한 조급함과 믿음이 없는 거래로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위장약'이란 겔포스 광고가 중국에서 '중국인의 위장약'으로 발전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