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령자 산업, 5년마다 2배씩 성장한다

시니어(senior·고령자) 관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시니어 산업(일명 고령친화산업) 규모는 2010년 33조2241억원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14.2%씩 성장해 2020년에는 125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가장 유망한 분야로 꼽히는 것은 시니어 대상 금융업이다. 노령 인구 비중이 높아지고, 이들의 자산은 대부분 부동산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이를 유동화하기 위한 다양한 상품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자기 집을 담보로 삼아 사망 시까지 그 집에 거주하면서 매달 일정한 노후 생활비를 받는 역(逆)모기지(mortgage), 신체 기능이 떨어졌을 때 간병 비용을 보장해 주는 간병 보험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시니어 전문 요양 시설도 크게 늘 전망이다. 현재 전국 1000여곳의 요양 병원 중 329곳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몰려 있을 정도로 지역 편중이 심하다. 지방도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 요양 병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분석된다. 병원 외에도 재택 요양 등 다양한 서비스 형태가 나타날 전망이다. 시장 규모는 2010년 2조5675억원에서 2020년 12조5188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복지부는 예측했다.

노인 대상 화장품도 유망하다. 노년층이 외모에 신경 쓰기 시작하면서 연간 1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는 2010년 5000억원 선에서 2020년 2조6000억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소망화장품 등 화장품 업체들도 각종 한방 기능성 화장품을 내놓고 시니어 고객 확보에 나섰다.

시니어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배경은 '베이비붐 세대(1955~ 1963년 출생자)'의 은퇴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약 712만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14.6%의 비중을 차지한다.

베이비붐 세대는 경제력에서도 이전 세대를 압도한다. 이들은 전체 토지의 42%, 건물의 58%, 주식의 20%를 갖고 있다. 기업이 이들을 별도 소비 계층으로 인식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낼 만한 규모가 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단카이(團塊) 세대(1947~1949년 출생자)'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시니어 산업이 빠르게 성장한 것과 마찬가지 현상이 한국에도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단, '실버 주택' 산업은 향후 10년간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관측됐다. 부동산 업계 전체의 불황이 반영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