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6·4 투자법, 연평균 10% 수익 냈죠"

"한국 주식시장은 급등락이 심해서 '보험'이 필요하죠. 미 국채가 바로 그런 '수비형 자산'입니다.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져서 한국 주식이 폭락하면 미 국채는 가격이 올라가는 역(易)의 상관관계를 갖기 때문에 두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서 투자하면 안전합니다."

국내 1위 은행인 KB국민은행에서 경제 및 투자 전망을 책임진 수석 이코노미스트 홍춘욱 박사<사진>가 권유하는 '한미 6·4' 투자법이다. 국내 주식에 60%를 투자하고, 나머지 40%는 미(美) 국채에 투자하라는 얘기다.

홍 박사에 따르면, 지난 87년부터 25년간 한국 주식에 60%, 미 국채에 40%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다면, 연평균 10%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한다. 미국채 투자는 아직까진 국내에서 생소하지만, 미국 시장에 상장돼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수수료가 싸고 간편해서 유리한 투자법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렇게 두 자산에 고루 투자해 놓으면, 밤에 잠들면서 유럽이랑 미국 증시가 어떻게 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말 그대로 '숙면 재테크'라고 할 수 있죠."

아직 종잣돈을 모으지 못한 일반인의 경우엔, 미 국채 직접투자 대신 국고채 펀드에 가입하면 최악의 위기가 닥쳐도 공포심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홍 박사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채훈아빠의 시장을 보는 눈'이란 경제·재테크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매일 1000명 이상이 이곳을 찾는다. 지난해엔 경제·비즈니스 부문 파워블로그로 선정됐다. 그는 93년 대학(연대 사학과) 졸업 후 한국금융연구원을 시작으로 교보증권·키움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일했다.

그러다 지난 2007년 KB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이곳에서 대기업·중소기업 고객들에게 향후 시장 전망을 알려주고, 은행 딜러들을 상대로 투자 결정과 관련한 자문도 해준다. 지난해엔 박사(명지대)학위도 받았다.

홍 박사는 "매일 쓰는 온갖 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쉽게 찾으려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현장감 있는 내용이 많아서인지 방문자들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블로그 방문객들이 그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무엇일까. 홍 박사는 "실거주용 주택을 지금 구입해도 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면서 "단기적인 시세차익 목적이 아니라 실수요 목적이라면 발품을 많이 팔아서 전세가격 대비 집값이 낮은 아파트를 고르라고 조언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집값 급등 가능성은 낮지만 전세 수요가 있는 곳은 가격 하락에 대한 저항력이 크고 사용 가치가 있기 때문에 후회하진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