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 놀~자] 위안화 허브는 한국 금융산업에 어떤 영향 주나요?

달러 의존 줄이기… 위안貨 국제화만 도울 수도 〈조선일보 2012년 9월 17일자 B4면〉

한국과 중국 기업 간 무역에서 달러 대신 원화와 위안화 결제를 확대하자는 방안은 우리 측이 지난해 5월 중국 측에 제안했고, 최근 구체적인 협의가 시작됐다. (중략) 한중 무역 거래에서 원·위안 결제의 확대는 장기적으로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위안화 허브 계획’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위안화 허브 계획이란 한국을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 등 중국 관련 금융 거래 중심지로 만들자는 구상이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중국 경제가 부상하면서 중국 화폐인 위안화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런던이나 홍콩 같은 전통적인 금융 중심지는 물론 최근 한국에서도 위안화 허브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위안화 허브라는 게 무엇인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위안화 허브란 무엇인가요?

영어에서 '허브(hub)'란 자전거 바퀴에서 바퀴살들이 모여 있는 중심축을 말합니다. 간단히 말해 '중심'이라는 뜻이지요. 따라서 금융 허브(financial hub)란 말은 세계 각국의 금융기관이 한곳에 모여 금융거래와 투자가 이루어지는 중심 지역을 말합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금융 허브 지역으로는 런던과 뉴욕, 홍콩, 싱가포르 등이 있습니다. '위안화 허브'란 금융 허브의 일종으로, 문자 그대로 위안화와 관련된 금융거래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지역을 말합니다. 즉 무역 결제를 위한 위안화 거래와 위안화 자금 조달, 신용거래, 투자 및 헤지(위험회피) 거래 등이 모두 가능한 지역을 말합니다.

그러나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중국 본토 지역을 위안화 허브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중국 본토 이외의 지역만을 위안화 허브라고 합니다.

◇위안화 국제화와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제조업 중심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금융과 무역이라는 새 영역에서 그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국가 장기 비전의 하나로 중국 화폐인 위안화를 미국 달러화처럼 국가 간 거래의 중심이 되는 글로벌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위안화 국제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화폐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우선 무역 결제를 할 때 달러화 대신 위안화로 결제하도록 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09년 4월부터 대외무역이 활발한 상하이를 포함한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기업들이 위안화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중국 전 지역에서 세계 모든 기업과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위안화를 국제 통화로 만들려면 중국이 자본시장을 전면 개방하고, 자유 변동 환율제도를 도입해야 하는데 현재 중국은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발달하지 못해 당장은 이를 허용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대안으로 중국 이외의 국가나 지역에서 위안화가 국제 통화로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의 '위안화 금융 허브' 전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즉 위안화의 국제적인 통용성은 높이되 중국 본토로의 영향을 차단하는 일종의 시범 시장을 도입하려는 것이지요.

◇왜 위안화 허브 전략을 추진하나요?

금융산업이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많은 나라와 지역들이 금융 허브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 금융 허브의 파생 효과는 매우 큽니다. 런던을 예로 들면 공장도 없는데 금융산업 덕에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금융 서비스 부문에서 내는 세금이 영국의 세수(稅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달합니다.

위안화 허브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일자리 창출과 금융산업 발전 등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일자리 창출 효과부터 알아보지요. 위안화 허브는 위안화로 수출이나 투자를 하는 당사자들에게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말합니다. 어떤 지역에서 위안화를 맡기면 이자를 많이 주고, 송금도 편리하게 도와주고, 위안화로 수익을 만들 수 있는 투자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위안화를 보유한 사람들과 기업들이 몰려들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세계적인 유수 금융회사들도 함께 들어와 위안화 거래에 참여할 것이고, 관련 기업과 금융회사 간의 비즈니스가 활발해질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인력 수요도 늘어나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겁니다.

둘째는 해외 유수 금융회사들이 위안화 허브 지역에 진출해 비즈니스를 하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이나 국가의 금융산업 발달에 기여한다는 점입니다. 세계적인 금융회사들이 위안화 허브에 있는 금융회사들과 경쟁하거나 협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선진 금융 기법을 구사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해당 지역이나 국가의 금융업이 발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현재 홍콩과 싱가포르, 런던이 위안화 허브 추진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고 우리나라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위안화 허브와 어떤 관계가 있나요?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서울을 금융 허브로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런던이나 뉴욕, 도쿄, 홍콩, 싱가포르 등 기존 금융 허브들의 위상이 워낙 높아 서울이 그 틈을 비집고 금융 허브로 성장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안화 허브는 우리에게도 금융 허브 구축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위안화로 금융상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세계 각국은 거의 같은 출발선에 서 있기 때문이지요.

특히 한국은 위안화 금융 허브가 될 만한 여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우선 중국과의 무역 규모가 크고, 해마다 연간 500억달러 규모의 흑자를 유지하고 있어 위안화 결제를 확대하면 위안화를 축적하기에 유리합니다. 중국과 56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통화 맞교환)가 체결돼 있어 위안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습니다. 지리적으로도 중국과 가까워 물적·인적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는 여건도 형성되어 있지요.

따라서 중국 자본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방되기에 앞서 역내·외의 다양한 위안화 투자 수요를 국내 금융회사들이 선점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의 금융산업 발전과 고용 창출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위안화 허브를 추진하면 좋은 점만 있나요?

물론 위안화 허브 추진에 따른 위험 요인도 있습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리나라의 의존도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또 중국과 무역하는 국내 수출입 기업의 수익성이 위안화 가치의 변동에 크게 영향받을 수도 있겠지요. 특히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위안화 거래 등에 대해 충분히 사전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책 당국의 노력만으로는 위안화 허브 구축을 통한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기대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수출입 기업이 위안화 결제를 확대하려면 달러화뿐만 아니라 위안화 거래를 관리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부터 구축해야 합니다. 금융회사의 경우 위안화 비즈니스를 확대하기 위해 중국·홍콩 등의 금융·외환시장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전문가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위안화 거래를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금융 감독 규정이나 관행 개선도 당연히 뒤따라야겠지요.

◆쉽게 배우는 경제 tip : 위안화 국제화

국가 간의 무역이나 금융 거래에서 결제 수단으로 널리 사용되는 통화를 두고, 그 통화가 국제화되었다고 말합니다. 현재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등이 국제화된 대표적인 통화들입니다. 위안화 국제화는 중국 화폐인 위안화를 달러화·유로화·파운드화·엔화처럼 무역 및 금융 결제 통화로 폭넓게 사용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중장기적인 국가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퀴즈

중국 본토 이외의 지역에서 위안화 관련 금융 거래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지역을 '○○○ ○○'라고 합니다.

▲응모 요령 :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10월 10일(수) 오후 5시 마감, 10월 12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도서문화상품권 1만원권(25명, 각 1장)

〈지난회 정답 : 신용〉

도서문화상품권 당첨자(고기영 김경용 김선희 김영희 김용경 김윤순 김정자 김지연 김태선 김해령 김형회 박대건 박명배 박찬경 박태희 심정숙 오채화 오현주 이경순 이지원 전상은 정동섭 최영운 최인향 홍혜숙)

자본시장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기사
문의는 (02)3771-0631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