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Now] 붉은대게 마리당 5000원이면 너끈 올해 수온 높아 속살 70~80% 들어차

"봄 꽃게, 겨울 대게"라고 했다. 대게는 금어기(禁漁期)가 끝나는 12월이 돼야 시장에 나온다. 반면 '홍게'라고 불리는 붉은대게〈사진〉는 금어기가 없어 가을부터 맛볼 수 있다. 붉은대게는 대게에 비해 속살은 적지만 가격이 절반 수준이어서 '서민 대게'로도 불린다.

올해는 동해에서 잡히는 붉은대게의 어획량이 작년보다 10% 정도 늘어났다. 350g짜리 한 마리를 기준으로 산지 도매가격도 작년 3200원 내외에서 올해는 2800원으로 떨어졌다. 이마트 원국희 수산바이어는 "작년보다 수온이 올라 붉은대게가 활동하기 좋은 상태가 됐다"며 "예년에는 속살이 찬 비율이 60% 정도였는데 올해는 70~80% 정도여서 상품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11일부터 붉은대게를 마리당 4980원에 팔고 있다.

가공용으로 주로 쓰였던 붉은대게가 대형마트에서 본격적으로 팔리게 된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국산 대게 대용으로 팔렸던 '러시아 대게'가 7월부터 어획 쿼터제(어획량을 제한하는 조치) 적용을 받으면서 판매가격이 작년의 2배 수준으로 뛰었다.

국산 대게도 마찬가지다. 몇 년 사이 동해 해저 지형 변화로 대게 암컷이 수심 50~100m 연안으로 올라오면서 가자미 그물 등에 잡혀 개체 수가 줄었다. 이 때문에 올겨울에도 가격이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대게는 2007년 4500t이 잡힌 이후 현재는 어획량이 연간 2000~2300t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게와 붉은대게를 혼동하는 경우도 많다. 동해수산연구소 박정호 연구사에 따르면, 게를 들어서 옆에서 봤을 때 대게는 줄 두 개가 나란히 나 있지만 붉은대게는 두 줄이 하나로 합쳐진다. 또 등 껍데기 양쪽 끝을 만져봤을 때 사마귀 같은 돌기가 있는 것이 대게, 딱딱한 가시가 있으면 붉은대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