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4분기 재테크 승리하려면 "국내외 채권 사고 죽쑤는 펀드는 팔고 부동산 투자는 미뤄라"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3년 전 가입한 적금 만기가 돌아와 3000만원의 종잣돈이 생긴 주부, 아파트 평수 줄여 이사해 5000만원 여유 자금을 손에 쥔 은퇴생활자, 마이홈을 목표로 1억원을 모으려는 신혼부부…. 재테크 목적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하나같이 '돈 넣어둘 데가 없다'며 아우성이다. 2012년 한 해의 재테크 농사를 흑자로 만들려면, 남은 3개월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까. 머니섹션 M이 대우·미래에셋·삼성·신한·우리투자·한국투자 등 6개 증권사 소속 스타 PB 30명에게 처방전을 받아봤다.

①우리 집 금융 지갑에 이것만은 꼭

연말까지 꼭 편입해야 하는 필수 금융상품에 대한 질문에, 전문가 30명 중 25명이 국내외 채권을 추천했다. 전 세계적인 유동성 공급과 금리 인하 기조로 채권 상품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다만 전문가별로 구체적인 채권 종목은 달랐다. 권문규 한국투자증권 마스터PB는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 은행 금리 2배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서 해외 채권형 펀드를 추천했다. 단 해외 채권형 펀드는 운용사별로 성과가 천차만별이며, 투자 대상 채권에 따라 원금을 손해 볼 위험도 커서 유의해야 한다고 권 PB는 덧붙였다. 이기상 미래에셋증권 차장은 "글로벌 저금리 상황에서 전 세계 각국이 경기 부양 차원에서 푼 자금들이 고금리 채권을 찾아 나설 것"이라며 "브라질 국채를 포함한 비(非)달러 국채 자산이 유망하다"고 예상했다. 안병원 삼성증권 차장은 "장기채는 2013년부터 분리과세 허용 기준이 강화되고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높아 투자 매력이 높다"며 "다만 금리가 상승했을 때 중도 매도하면 손실이 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용훈 우리투자증권 부장은 물가연동국채 투자를 권했다. 지금은 정부가 서민 경제 안정 차원에서 물가 상승을 억제하고 있지만 글로벌 유동성 공급에 따른 원자재값·곡물가 급등으로 내년 이후부턴 물가 상승이 예견된다는 이유에서다. 소수 의견이긴 했지만 장세환 대우증권 PB 등 3명은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가입을 권했다.

②독(毒) 든 사과는 피하라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원철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급매물들이 계속해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부동산 투자는 내년 1분기 이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유민화 신한금융투자 팀장도 "경기 침체로 대기성 경매 물건이 상당한 만큼 이들 물량이 매물로 나올 수 있는 내년까진 매수 타이밍을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희 대우증권 센터장은 "수익형 부동산은 1인 가구 수가 늘어 수요가 많다고 하지만, 공급도 빠르게 늘어 과잉 수준까지 왔기 때문에 섣부른 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사 욕심은 당분간 미루라는 조언도 나왔다. 곽상준 신한금융투자 팀장은 "소비 심리가 나빠지고 실질소득 감소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개인 대상으로 장사하려는 생각은 접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③집착은 그만… 속 쓰린 펀드부터 정리

코스피지수가 2000 언저리에서 움직이면서 펀드 환매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금이라도 탈출 대열에 동참해야 할까. 상당수 전문가가 조건부 펀드 현금화에 동의했다. 김주오 대우증권 PB팀장은 "은행 금리 대비 2배 이상 수익이 났다면(7~8% 이상) 일단 정리하라"고 말했다. 유태우 삼성증권 지점장도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일부 환매해서 이익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과가 좋지 않고 펀드 규모가 줄어드는 못난이 펀드도 처분하라"고 덧붙였다. 장성주 미래에셋증권 차장은 "20% 이상 손실 규모가 큰 펀드는 절반 정도 덜어내서 성과가 개선되고 있는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류정아 우리투자증권 PB팀장도 "펀드도 패션처럼 트렌드가 있다"면서 "몇 년째 수익률이 저조한 펀드는 속은 쓰리겠지만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좋다"고 말했다.

④즉시연금은 무조건 유리하다?

부자 증세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세법개정안 발표 이후 즉시연금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즉시연금이 절세 효과가 있어 유리하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잘 알지 못한 채 가입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병용 우리투자증권 PB는 "최소 10년은 묶여도 상관없는 자금이어야 한다"며 "종합과세 최고 세율 대상자라면 절대적으로 유리한 투자처이지만 일반세율 투자자라면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곳에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과 비교해 봐야 하고 '장기'라는 기회비용도 고려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설문 참여 PB (가나다순, 직책 생략)

대우증권: 김주오, 서재연, 장세환, 정영희, 조원희

미래에셋증권: 김영만, 김철훈, 이기상, 정찬우, 장성주

삼성증권: 김주일, 안병원, 유태우, 이선욱, 최대희

신한금융투자: 곽상준, 김원철, 유민화, 이병도, 최준규

우리투자증권: 류정아, 문용훈, 서성혁, 임병용, 장윤석

한국투자증권: 권문규, 김도현, 김재홍, 신혜진, 임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