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력 큰 고객에게 집중… 車 모바일 마케팅 뜬다

포드는 영국에서 중형 SUV '익스플로러' 신모델을 처음 공개하면서 모바일 마케팅을 시도해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포드는 영국에서 파이낸셜타임스와 손잡고 전용 앱을 통해 배너 광고를 진행했다. 배너를 터치해 차량 사진이 뜨면 이용자가 원하는 색깔로 직접 바꿔보기도 하고 가까운 지역에 있는 딜러까지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포드 측은 "배너 이용자들이 직접 차량 색깔과 딜러를 선택해 차량 색상별로 재고량을 조절하는 데 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모바일 마케팅 바람이 뜨겁다. 미국에서 둘째로 큰 모바일 광고회사인 밀레니얼 미디어(Millennial Media)는 올 2분기 매출에서 자동차 부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72% 급증했다. 같은 기간 교육(222%), 여행(123%), 기술(79%) 분야 증가율을 압도했다. 글로벌 모바일 광고회사 인모비(InMobi)도 올해 자동차 부문 매출 증가율이 360%로 다른 분야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포드·BMW 등 모바일 적극 활용

모바일 마케팅의 대표적인 경우가 신차 공개를 앞두고 모바일 앱을 통해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것. BMW는 작년 하반기 유럽 각국에서 진행된 BMW 3 시리즈 출시 행사와 관련, 배너 광고를 클릭하면 은색 베일에 싸인 3 시리즈가 나타나고 이 화면을 손으로 밀면 베일이 벗겨지는 광고를 진행해 주목받았다.

현대차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진행한 '리브 브릴리언트(Live Brilliant)' 캠페인도 모바일 광고의 역할이 컸다. 현대차가 자신의 삶과 함께하는 친근한 동반자라는 이미지를 전 세계에 심는 데 효과를 봤다. 기아차는 지난달 '모바일 마케팅 협회'가 주는 '2012 스마티스 인더스트리 어워드'에서 금상을 받는 등 모바일 마케팅 시장에서 주목받는 회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정 고객만 '타깃 마케팅' 가능

자동차 회사들이 모바일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는 타깃 소비자를 정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보급률 증가가 힘이 됐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미국 휴대폰 이용자의 49.7%가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2월(36%)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8% 증가했다. 국내 스마트폰 보유자 비율도 절반을 넘었다.

모바일 마케팅의 경우 광고주가 기종을 골라 광고를 내보낼 수 있다. 예컨대 특정 국가나 지역의 경우 아이폰5를 구입하는 고객에게만 광고를 내보내는 식이다. 미국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뉴욕타임스앱을 보는 고객만 골라서 에쿠스나 K9 같은 최고급 차 광고를 내보내는 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정 지역에서 가장 큰 구매력을 가진 집단을 뽑아내기에도 유용하다. 인도의 경우 스마트폰 보급률이 5%밖에 안 되지만 가입자 수는 5000만명에 달한다. 인도에는 약정요금제가 없어 대부분 1000달러씩 주고 스마트폰을 사야 한다. 월평균 급여가 20만~30만원인 인도에서 스마트폰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을 지닌 5000만명을 잘 분석한다면 자동차 판매에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인도에서 스마트폰 사용 고객 중 무선 데이터 요금제를 구입했다면 무료 무선 인터넷(와이파이)만 쓰는 고객보다 소득수준이 더 높다.

◇제품 매력 떨어지면 무용지물

자동차 자체의 매력이 떨어지면 아무리 모바일 마케팅을 잘 활용해도 무용지물이라는 비판도 있다. GM이 지난 5월 페이스북 광고를 전격 중단한 게 대표적. 자동차 전문가인 미쉐린 메이너드는 포브스지에서 "결국 제품이 뛰어나지 못하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마케팅에 집중해봐야 소득을 얻기 어렵다는 교훈을 줬다"고 평했다.

한국GM과 르노삼성도 모바일·SNS 마케팅에 집중했지만, 한국GM은 최근 점유율이 떨어졌고 르노삼성도 판매가 반 토막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