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I] '삼남길' 수원~화성~오산 구간 열렸다

조선시대 한양과 삼남지방(충청·전라·경상)을 연결하는 국방과 교통의 요로(要路)였던 '삼남길'이 역사문화탐방길로 다시 개설됐다. 삼남길 가운데 경기도 수원~화성~오산 구간이 새로 단장돼 개통했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수원·화성·오산시, 경기문화재단, (사)아름다운도보여행, 코오롱스포츠는 각계 전문가의 고증과 자문을 거쳐 '삼남길'을 역사문화탐방길로 개발, 지난 13일 수원 서호공원 광장에서 개통식을 가졌다.

삼남길은 한양 숭례문에서 경기도 지역을 거쳐 각각 충청 수영(보령), 땅끝마을(해남), 통영으로 이어졌으며 조선시대에 확립된 도로망 중 가장 길다. 삼남의 곡창지대와 한양을 연결하고 국방을 위해 중요한 기능을 했다.

경기도 등은 이번에 삼남길 가운데 수원~화성~오산 33.4㎞ 구간을 개통했다〈지도〉. 삼남길은 근대에 포장도로로 편입되면서 옛길의 흔적이 사라졌다. 그러나 고증을 거쳐 원형을 최대한 따르면서 도보가 어려운 구간은 대체노선을 마련했다. 모두 5개의 구간으로 나누고 구간마다 표지판과 리본 등을 설치해 도보여행객들이 쉽게 코스를 따라갈 수 있도록 했으며 안전·편의시설도 만들었다.

경기도는 "새로 개통된 삼남길 수원~오산 구간은 지지대비, 서호(축만제), 용주사, 독산성, 세마대, 궐리사 등 풍부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어 역사탐방과 교육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삼남길을 관리 운영할 길 해설사와 자원봉사자를 양성하고, 연령·대상별로 구간별 완주 프로그램도 개설해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경기도는 내년에는 이번에 개통한 수원~화성 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과천·의왕·안양·평택 구간에 추가로 걷기 코스를 개발한다. 또 의주길(한양~고양~파주~개성~의주)·영남길(한양~용인~양지~동래)·경흥길(한양~양주~영평~함흥)·강화길(한양~김포~통진~강화)·평해길(한양~평구~양근~평해) 등 옛길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삼남길은 2009년부터 아름다운도보여행과 코오롱스포츠가 주관해 개발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해남 땅끝마을에서 장성 갈재까지 228㎞에 이르는 전남 구간이 완성돼 개통식을 가졌다. 2014년까지 해남에서 강진·나주·광주·정읍·완주·익산·논산·공주·천안·평택·수원·과천을 거쳐 서울 남대문에 이르는 모든 구간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성되면 국내에서 가장 긴 도보여행 코스가 된다.

지난 13일 오후 2시부터 수원 서호공원에서 열린 삼남길 개통식에서는 역사문화탐방길의 안녕을 비는 고유제를 비롯해 지신밟기, 비나리 등의 행사가 열렸다. 이어 참가한 시민들이 서호공원에서 해우재까지 6㎞를 따라 걷는 행사도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