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II] 일산 DJ 사저, 평화인권교육센터로 추진

고양시가 국비 지원을 받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거주했던 일산 사저를 평화인권교육센터로 건립을 추진키로 했다.

16일 고양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6년 9월 18일부터 1998년 2월 대통령 취임 직전까지 2년여간 거주했던 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동 1327-6~7 건물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하는 방법으로 평화인권교육센터를 건립키로 했다. 김대중 사저는 일산의 고급 주택가로 알려진 정발산 인근에 토지면적 440㎡, 건물 연면적 459㎡에 지하 1층, 지상 1~2층 2개 동으로 구성됐다. 총 사업비는 토지 및 건물 매입에 18억~20억원, 리모델링에 10여억원 등 30억원에 이른다.

시는 사업비를 국비로 확보한다는 계획으로 경기도를 거쳐 행정안전부에 특별교부세를 신청 중이다. 이어 지난 11일 열린 제172회 고양시의회(임시회)에 '2013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 동의안'을 상정해 놓고 있다. 시는 올 연말 행안부 특별교부세가 내려오면 내년 3월 착공 9월 완공을 거쳐 2014년부터 본격적인 시설 운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말까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사료수집 작업을 병행할 계획이다. 고양시는 김대중 평화인권교육센터에 유물과 사진을 전시하고 나머지 공간은 교육센터로 활용, 청소년 평화교육, 남북통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후인 1999년 7월 일산 사저를 오랜 친분이 있는 재미사업가 조풍언씨에게 6억여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조씨는 이 집에서 수년째 살지 않은채 방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 집은 조씨가 2008년 7월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구속된 뒤 추징금 300여억원을 내지 않아 가압류됐다가 2010년 말에야 모두 해제됐다. 일산 사저는 김 전 대통령과 얽힌 사연이 많은 곳이다. 1992년 12월 대선 패배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영국 유학을 떠났던 김 전 대통령은 1995년 7월 정계 복귀 선언을 하면서 동교동에서 일산으로 이사했다. 이후 이 집에 살면서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1995년 9월)했고 대선 승리를 견인한 'DJP연합'(1997년 11월)을 구상했으며, 대통령에까지 당선(1997년 12월)됐다.

시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고 노벨 평화상까지 수상하는 기반이 된 일산 사저를 평화인권교육의 메카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