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부자들은 지금] ① 바뀌는 세법, 부자들 투자 셈법은?

금융자산을 10억원 보유한 자산가들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수백억 자산을 가진 큰손들은 이 세상에 나오는 모든 금융상품을 다 사들여도 부담이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겐 단 100만원이라도 소중한 돈이어서 함부로 투자할 수가 없죠. 10억 자산가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들 역시 한 가지 자산에 올인할 수도 없을뿐더러, 적절한 분산 투자를 해야만 노후 생활을 안정적으로 꾸릴 수 있습니다. PB들이 들려주는 10억 부자들의 투자법에서 재테크 힌트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10억 부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금융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서기 위해서다. 내년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금액이 4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아지게 되면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그전에 절세 혜택이 있는 상품에 앞다퉈 가입하고 있는 것이다. 10억 부자들의 금융상품 재정비와 관련된 최신 트렌드에 대해 머니섹션 M이 알아봤다. 〈도움말:하나은행 PB사업부〉

◇즉시연금·물가연동국채 매입 중

―비과세 상품 중에서는 즉시연금이 가장 관심이다. 즉시연금은 미리 한꺼번에 목돈을 낸 뒤 매달 연금으로 돌려받는 연금상품인데, 지금까지 즉시연금에 적용됐던 비과세 혜택이 내년부터 없어진다는 소식에 서둘러 가입하고 있다. 돈이 너무 많이 몰려서 일부 보험사들은 즉시연금 판매를 중단했을 정도다.

―물가연동국채 매입을 고민하는 자산가들도 많다. 물가연동국채는 물가가 오르는 만큼 이자가 올라가서 물가상승에 따라 원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방어해 주는 채권이다. 저금리로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부자들의 관심이 많다. 물가연동국채 역시 2015년 발행분부터는 비과세·분리과세 혜택을 기대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30년채, 11월 공급 물량 늘면 노려볼 만

―우리나라도 장기적으로 일본처럼 제로금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산가들이 많은 것 같다. 장기채권은 내년 발행물부터 분리과세 혜택이 줄어든다. 연말까진 보유 기간과 상관없이 적용됐는데, 개정 세법이 시행되면 3년 이상 보유해야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30년 국채의 경우 가격 거품 논란이 있다. 11월에 입찰 방식으로 전환된 후에 시장 수준을 확인하고 매수에 나서는 것도 좋은 팁이 될 수 있다. 연내 종료되는 절세 혜택에 쫓겨 투자하기보다는 긴 호흡을 갖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월 지급식 상품 선택하면 유리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서 빠지기 위해 금융소득 수입 시기를 특정 연도에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 투자하고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동일 연도와 동일인을 기준으로 판정하기 때문에 여러 과세 연도로 분산한다면 피할 수 있다. 예컨대 정기예금의 이자소득은 실제 이자를 받은 날에, 기명 채권의 이자소득은 약정에 의한 지급일이 소득 발생 시점이 되므로 특정 연도에 집중되지 않도록 하면 된다.

―증여를 통한 자산 이전도 세금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증여를 통한 자산 이전의 경우 부부간 증여공제(10년간 6억원 한도)나 자녀에 대한 증여공제(미성년자는 10년간 1500만원, 성년자는 10년간 3000만원)를 적절히 활용하는 등 가족명의로 금융소득을 분산한다면 절세 방안이 될 수 있다.

◇농지·임야 증여 시기 노려라

―내년부터 다주택자 양도중과 규정과 비사업용 토지 양도중과 규정이 동시 폐지될지 관심거리다. 비사업용 토지 같은 경우에는 높은 세 부담 때문에 매도를 주저한 고액 자산가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규정이 폐지되면 농지 소재지 등에 살지 않더라도 양도세 중과규정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농지나 임야를 자녀에게 증여해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보는 것 같다.

―시골 땅을 올해 팔았을 때와 법이 개정되고 나서 팔았을 때 세금 차이가 얼마인지를 궁금해하는 자산가들이 많다. 비사업용 토지 양도 중과 폐지 규정은 국회에서 통과되어야 하므로 내년 시행은 아직 확신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