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접시의 무늬… 정체 알면 깜짝!

이 접시의 문양은 뭘로 그린 것일까? 들꽃, 풀, 나무열매…. 갈색과 푸른색 섬세한 무늬는 독일의 유서 깊은 마이센 자기(磁器)를 연상시킨다. 유리 진열장에 얌전히 놓인 접시를 본 관객들은 한결같이 "아름답다"며 감탄하다가 무늬의 '정체'를 알고서는 얼굴을 찌푸리게 된다.

정답은 '머리카락'. 성신여대에서 도예를, 독일 쿤스트아카데미 뮌스터에서 컨템포러리 아트를 전공한 이세경(39)은 흰 접시에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고 색색으로 물들인 머리카락을 붙여 문양을 만들었다. "신체의 일부일 때는 아름다움의 상징이자 치장의 대상이다가 몸에서 떨어져 나오는 순간 불결한 존재로 전락하는 머리카락의 양가(兩價)적 속성에 주목했다. 머리카락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하고 싶었다."

이세경 작품은 무늬로 가장한 머리카락투성이. 접시뿐 아니라 머리카락으로 칩보드에 동양 신화 속 선녀 등을 그린 드로잉 작품도 시도한다.

그의 개인전 'Transfer'가 다음 달 4일까지 서울 청담동 갤러리2에서 열린다. (02) 3448-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