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세대차… 30대, 50대보다 27% 덜받아

현재 30대 초반인 직장 초년병이 은퇴 후 받게 될 국민연금이 50대가 받을 금액의 4분의 3에 불과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3일 KB금융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30대 초반인 평균 직장인(월평균 소득 189만원)이 2040년 은퇴했을 경우 매월 받을 수 있는 국민연금은 현재 가치로 따져 61만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현재 50대 초반인 직장인이 2020년 은퇴했을 경우엔 현재 가치로 따져 월 83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또 40대 초반인 직장인이 2030년 은퇴했을 경우엔 월 70만원이었다. 세 연령대 모두 각각 30년 동안 꼬박꼬박 국민연금을 납부했다는 것을 가정한 연금 액수인데 30대가 받을 수 있는 돈은 50대보다 27%, 40대보다 13% 적은 것이다.

연구소는 또 직장인 중 남성(월평균 소득 253만원)을 기준으로 할 때는 50대 초반이 월 96만원의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현재 30대 초반인 경우 월 71만원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월평균 소득 95만원)의 경우에도 50대는 월 63만원의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30대는 월 46만원밖에 받지 못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연금 예상 수령액이 세대별로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은 정부가 국민연금 고갈을 막기 위해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꾼 효과다. 2008년까지만 해도 국민연금은 은퇴 전 소득의 50%를 보장해주는 것이 목표였는데 2028년까지 이 목표치가 단계적으로 40%까지 내려가게 된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추산에 따르면 인구가 노령화되면서 2053년이면 국민연금 적립금이 고갈되기 때문에 앞으로 국민연금 체제 개편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젊은 직장인에겐 추가 부담이다.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2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장기적인 연금 재정 고갈을 막기 위해 연금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진성 KB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가 국민연금 제도를 손볼 경우 세대별 연금 수령액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사회 초년병일수록 국민연금을 과신하고 있다간 은퇴 준비를 제대로 못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