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Now] 수출만 하던 제주 참소라 대형마트 상륙… 1㎏에 9800원

24일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리 바닷가. 바다에 주황색 태왁(물에 뜨는 공)이 20여개 떠 있다. 태왁을 줄로 연결한 해녀들이 숨을 멈춘 채 바닷속으로 잠수해 들어간다. 1분여 후, 수심 10m 가까이 내려가 참소라를 3~4개 딴 해녀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러기를 3~4시간. 망에는 300마리, 40㎏ 정도의 참소라가 가득하다. 제주도 해녀 5000여명의 평균 나이는 70세. 해녀 임성삼(81)씨는 "열 살 때부터 70년째 물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해녀들이 바다에서 채취하는 수산물의 90％는 참소라다. 참소라는 국내의 경우 대부분 제주도에서 생산되는데 갯벌에서 자라는 다른 소라와 달리 바위에 붙어 자라 힘이 세고, 식감이 쫀득하다. 제주도에서는 아프거나 나이 든 사람이 기운을 회복하는 데 좋다고 알려져 있다. 서귀포수협 현상철 상무는 "제주도에서는 잔칫집에서 먹는 귀한 음식"이라며 "하지만 95％를 일본에 수출해 왔다"고 말했다.

참소라를 올해부터 국내에서도 맛볼 수 있다. 지난여름 태풍으로 전복값이 오르자 전복을 대체할 수산물로 맛, 식감이 비슷한 소라를 유통업체에서 판매하기 때문. 전복의 경우 태풍이 주산지인 완도 일대를 휩쓸면서 산지에서 1㎏에 3만2000원 하던 가격이 3만9000~4만원으로 25％ 정도 올랐다. 참소라의 경우 산지 가격이 1㎏에 5100원 정도로 전복의 13％ 수준이다. 이마트 이세우 바이어는 "서귀포에 올해 참소라 전용 계류장을 만들어 50t 정도의 물량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면서 25일부터 1㎏에 9800원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부터 제주도에서 출하되기 시작한 감귤 또한 다음 달부터 가격이 10％ 정도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일반 밭에서 기르는 감귤의 경우 산지에서 3.75㎏ 1관에 5000원으로 지난해 4000원보다 25％ 상승했다. 지난여름 가뭄으로 감귤 열매가 잘 크지 못한 때문이다.

제주도 인근 수온이 올라가면서 갈치 가격도 치솟고 있다. 서귀포수협에 따르면 10월 수온은 보통 20~21도 정도지만 올해의 경우 22~23도로 2도 정도 올랐다. 게다가 중국 어선이 몇백척씩 모여 그물로 갈치를 모두 잡아들이면서 생산량이 급감했다. 서귀포에서 2008년 9500t에 달했던 갈치 어획량은 지난해 6000t으로 37％ 줄어든 것. 가격 또한 10㎏(냉동) 1상자에 5만원에서 14만원으로 3배 가까이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