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0.28 23:47

공연·앨범 발매·TV 특집 등 내달 1일 25주기 추모 행사 풍성

1987년 11월 1일 새벽, 25세 신인 가수 유재하<사진>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당시 라디오를 통해 조금씩 알려지고 있던 그의 데뷔 앨범 '사랑하기 때문에'는 유작(遺作)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가수와 함께 영영 잊힐 것 같았던 그 앨범의 노래들은 지금 '가요 명곡(名曲)'이 돼 대중 곁에 가까이 머물고 있다. 다음 달 1일 유재하의 25주기를 맞아 어느 해보다도 다채로운 추모 행사가 열린다.

추모 열기에 불을 지핀 이들은 가요계의 이른바 '유재하 키드'들. 올해로 23회째인 '유재하 음악경연대회'(11월 24일 한양대 백남음악관)를 통해 데뷔한 가수들이다. 이한철·원모어찬스·스윗소로우·피터팬 컴플렉스·옥상달빛·권순관·오지은 등 경연대회 출신 7팀은 17일 서울 홍대앞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4시간30분짜리 합동공연 '디어 유재하-그대 내품에'를 연다. 이한철은 "이야기와 휴식이 곁들여진 음악 페스티벌 같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공연 수익금은 대부분 '유재하음악장학회'에 기부될 예정.

지난해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입상자 9팀은 유재하 기일을 전후해 헌정앨범 '우리들의 유재하-가리워진 길'을 발표한다. 대상 수상자 김거지(본명 김정균)를 비롯 김성윤·배영경·흔적 등 입상자 9팀이 참여했다.

KBS 2TV 음악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다음 달 2일 유재하 특집편을 방영한다. 봄여름가을겨울·김건모·이적·정엽·스윗소로우·김거지가 나와 유재하의 노래들을 들려준다. 제작진은 "MC 유희열이 음악경연대회(4회 대상) 출신이라 의욕적으로 준비했고, 출연가수들도 너무 열성적이어서 곡목과 순서를 정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했다.

한 장뿐인 그의 앨범도 25주기에 맞춰 새롭게 단장돼 출시된다. 음악경연대회를 후원해온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전곡을 디지털 리마스터링하고 유재하 얼굴이 그려진 예전 재킷을 되살린 음반을 다음 달 중 선보일 예정이며, LP 발매도 고려 중"이라고 했다.

김현식·김광석 등 다른 요절 가수들과 달리 유재하는 거의 무명(無名) 상태에서 세상을 떠났지만, 대중의 사랑과 음악계의 평가는 동시대 어떤 가수들보다도 두텁다. 음악평론가 김작가씨는 "유재하는 편곡에 클래식 연주를 도입하는 등 '뽕끼' 일색이던 당시 가요보다 앞서나갔고, 이 때문에 방송가에서 '어렵다'고 푸대접 받았다"며 "그의 음악적 통찰력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중에게 요즘 노래처럼 애창되는 힘이 됐다"고 했다.

조선일보 조선닷컴

시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