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센트가 24억원으로 버리면 안되겠네, 만화책

'1999년 14만달러(약 1억5000만원)→2011년 216만달러(약 23억8000만원.)'

12년 사이에 무려 15배로 가격이 오른 이 '대박 상품'의 정체는 만화다. 1938년 처음 출간된 10센트짜리 미국의 만화 잡지인 '액션 코믹스' 창간호의 경매 낙찰가 변화다. 수퍼맨이 처음 등장한 1938년판 액션 코믹스 1호는 전 세계에 100권 정도만 남아 있는 희귀본이다. 이 책은 지난 82년엔 2만달러, 99년엔 14만달러, 2010년엔 150만달러에 팔렸는데, 지난해 200만달러가 넘는 값에 팔리면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최근 발간된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별쇄 특집 '웰스(Weal th)' 가을호에 따르면 분산 투자 차원에서 만화책에 주목하는 투자자가 늘면서 수퍼맨·배트맨·스파이더맨 등 수퍼 영웅이 등장하는 1930~40년대 만화책이 100만달러짜리 비즈니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만화책 경매 업체인 코믹컨넥트의 빈센트 대표는 "금융 위기 이후 주식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서 사람들이 투자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만화책 투자에 새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기존 만화 마니아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이 가세하면서 만화책 경매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희귀 만화책은 이미 100만달러의 벽을 깬 지 오래고, 만화 비평가들은 2025년쯤엔 1000만달러까지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한다.

만화 비평가인 에릭 르로이씨는 "신흥 투자자들은 거실 벽을 고상한 미술품 대신에 스파이더맨이나 배트맨이 등장하는 만화 그림으로 장식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만화책은 주식과 달리 배당도 없고, 보관하기도 까다롭고, 가격에 거품이 끼었을 가능성도 있다. 만화책 수집가 할펜씨는 "가격이 급락한다고 해도 만화책을 갖고 있으면 언제든 내가 원할 때 꺼내서 즐길 수 있으니 주식보다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