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채만 한 형이상학적 구조물이 턱하니 들어선 공간. 하지만 이는 보는 이를 압도하기보다는 숨통을 틔운다. 과연 이 거대한 조형물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미국 시카고 밀레니엄 공원의 대형 조각 ‘구름 대문(Cloud Gate)’(2006), 런던올림픽 기념 조형물 ‘궤도(Orbit)’(2012)를 만들며 세계인이 사랑하는 예술가로 자리매김한 아니쉬 카푸어의 개인전이 리움에서 열린다.
ⓒ anish kopoor, courtesy the artist and lisson gallery
인도 출신인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 세계는 흔히 동양적 사유의 반영, 동서양 문화의 만남으로 이해된다. 내부가 텅 빈 작품 ‘보이드(Void)’가 그 대표적 예로, 동양의 음양이론이 형상화된 듯 안과 밖이 공존하고 비움과 채움이 역설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동안 우리는 마음을 정화하고 삶의 평화를 생각하게 된다. 동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첫 대규모 개인전으로, 작가의 초기작 ‘피그먼트(Pigment)’부터 카푸어 작업의 핵심인 ‘보이드’ 시리즈, ‘오토 제너레이션(Auto-generation)’ 시리즈, 최근작인 대형 스테인리스스틸 조각 등 핵심을 선보인다. 내년 1월 27일까지 삼성미술관 리움. 문의 02-2014-6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