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NCE | 그동안 펀드 투자자들은 금융회사로부터 별다른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서도 높은 수수료를 지급해왔다. 하지만 이제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의식을 바꾸어야 한다. 과거 수익률만 보고 수수료 높은 상품에 덜컥 투자하는 행태를 벗어나 수수료를 꼼꼼히 따져서 투자해야 한다.
연초 이후 국내 펀드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전체 주식형 펀드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환매되며 자금이 유출되는 가운데, 인덱스 펀드에는 연초 이후 9월 말까지 약 25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었다. 투자자들이 지난 10년 동안 액티브 펀드 중심의 투자를 해왔다면, 이제는 인덱스 펀드 위주로 투자의 방향을 바꾼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현상이 일어난 원인에 ‘금융 상품 수수료의 비밀’이 숨어 있다.
액티브 펀드는 펀드매니저의 노력으로 벤치마크(Benchmark)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며, 이러한 노력의 대가로 높은 보수를 수취하는 구조를 띤다. 반면, 인덱스 펀드는 기계적으로 벤치마크 지수 구성 종목에 투자한다.
따라서 펀드매니저의 별다른 노력 없이 펀드를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운용 보수가 저렴하다. 표를 보면 인덱스 펀드의 총보수가 액티브 펀드의 2분의 1도 안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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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수익률을 살펴보면 인덱스 펀드가 액티브 펀드 대비 전 운용 기간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펀드매니저가 시장에 잘 대처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펀드의 수수료(보수) 차이가 이 같은 성과 차이를 가져온 것이다.
미국 예일대의 기금운용위원회 의장인 찰스 엘리스가 1975년에 쓴 <패자의 게임(The Loser’s Game)>이란 유명한 논문이 있다. 펀드매니저들이 아무리 뛰어나도 비용 때문에 시장 수익률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게 내용의 골자다.
펀드는 장거리 승부다. 다득점 스트라이커도 좋지만 실점을 막는 수문장도 중요하다. 다시 말해, 투자자가 잃는 수수료(보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복리의 마술’이 빚는 차이 때문이다. 노후를 위해 1000만원을 펀드에 넣어 해마다 10% 수익률로 50년간 굴리면 약 12억원이 된다.
그러나 수익률이 12%라면 28억원을 손에 쥔다. 2%포인트 차이에 불과하지만 결과는 크게 벌어지고 만다. 미국 자산운용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이미 미국에선 투자자들이 과거 수익률이나 투자 위험이 아닌 비용에 가장 신경 쓴다고 한다.
대세는 온라인 펀드 투자
결국 펀드에 투자할 때는 수수료(보수)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투자자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금융회사가 취급하는 모든 상품에는 수수료가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투자자에게 비용 대비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는 많지 않은 것 같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수수료에 따른 비용과 그에 따른 서비스의 질을 잘 따져보아야 하며, 같은 서비스라면 수수료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그동안 펀드 투자자들은 금융회사로부터 별다른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서도 높은 수수료를 지급해왔다.
하지만 이제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의식을 바꾸어야 한다. 과거 수익률만 보고 높은 수수료의 상품에 덜컥 투자하는 행태를 벗어나 수수료를 꼼꼼히 따져서 투자해야 한다.
특히, 인덱스 펀드는 누구나 조금만 공부하면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온라인을 통해 스스로 학습한 후 수수료가 저렴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은 온라인에서 투자 정보를 얻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금융회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다양한 펀드를 비교해보고 가입할 수 있으며, 동일한 펀드라도 오프라인보다 수수료가 저렴하다.
전화 또는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한 상담 서비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투자 정보 서비스 등으로 갈수록 진화해 투자를 위해 지점을 직접 방문할 필요가 거의 없다. 온라인을 통한 ‘스스로 투자’로 수수료를 줄이고 수익률을 높이는 현명한 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노후 생활에 도움 되는 펀드 어디 없을까?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노후 준비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이자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이자소득만으로는 장밋빛 노후를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미리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암울한 노후를 보내야만 한다.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은퇴한 사람들의 경우에도 아직 기회는 있다. 기존 자산에 대해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하면, 은행에 예금하는 것보다 훨씬 여유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노후 준비 방법은 현재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첫째, 아직 은퇴 전이라 월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연금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금년 8월 세제 개편으로 최소 납입 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되어 더욱 유리하다. 은퇴 전까지 연금 펀드에 납입하여 소득공제 혜택을 누리고 동시에 노후를 준비하면 된다.
둘째, 이미 은퇴했으나 충분한 여유 자금이 있는 경우 국내 저금리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해외 채권형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물론 국내 채권형 펀드 대비 위험이 높긴 하지만, 장기로 투자할수록 손실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여유 자금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
셋째, 이미 은퇴했고 당장 월 생활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월 지급식 펀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매월 수익의 일정 부분을 배당받는 구조로, 환매시기 분산을 통해 일정 부분 위험을 상쇄할 수 있다. 주로 채권형 펀드 위주 투자가 바람직하며, 투자 성향에 따라 국내 및 해외 채권형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