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대구 디자인의 힘 달라졌다, 빛을 발했다

대구의 중심가인 동성로. 몇년 전만 해도 동성로 한가운데는 노점상들이 진을 치고 장사를 했다. 행인들이 길을 걸어가는 데 많은 지장이 있었지만 노점상들의 생업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구청이 노점상들과의 길고 긴 협상 끝에 마침내 노점상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 동성로 길은 몰라보게 말끔해졌다. 행인들의 편의가 증진된 것은 물론이다. 도심은 살아나고 생기가 넘쳤다.

대구 디자인의 힘이 빛을 발했다.

대구시는 최근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주관한 '2012 대한민국 디자인대상' 공모에서 지방자치단체 부문의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 14회째를 맞은 대한민국 디자인 대상은 디자인을 전략적 경영수단으로 활용해 산업발전과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한 기업체, 지방자치단체, 유공자들에게 그 공적을 포상하고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디자인 분야의 최고 권위의 상'이다.

이번에 대구시가 수상한 '지자체 부문'은 디자인을 다양한 도구로 활용해 놀라운 발전을 보여준 지자체에게 주는 것. 2008년 신설돼 역대 수상도시로 안산시, 강릉시, 경기도, 전주시가 있다.

대구시의 디자인 경영활동은 2008년 8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일찍이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도시디자인 정책을 총괄할 도시디자인총괄본부를 시장 직속기관으로 신설한 것. 본부장에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강력한 동력을 마련했다.

그 첫번째 성과가 지난해 열린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다. 도시디자인 원칙과 표준을 세워 도시경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공공시설물의 디자인을 새롭게 했다. 또 도시이미지를 저해하는 경관 취약지를 찾아 정비했다. 그 결과 대구를 찾은 세계인들이 대구의 깨끗한 도시이미지를 직접 눈으로 보고 돌아가는 성과를 거두었다.

대구에 산재한 숨은 경관자원을 발굴해 그 가치를 재조명한 것도 성과다.

대구 경관자원 52선 지정, 어반갤러리가이드맵 발간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시민들에게 알리는 한편 후대를 위한 기록문화자산으로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번 심사에서는 '디자인대구 아카데미', '디자인대구 페스티벌', 공공디자인 공모전과 학생디자인경진대회 등과 같은 디자인 문화확산 프로그램이 호평을 받았다. 이와 함께 자투리천을 활용한 디자인제품 생산을 통한 환경보호 및 사회적 일자리 창출, 제품 판매금액의 일부를 소외계층에 기부하는 '더 나누기 리사이클링 프로젝트'는 사회공헌의 모범사례로 주목받았다.

또 '담장허물기 운동'에 이어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주민참여 도시학교' 역시 디자인 분야에서 주민자치운동의 좋은 본보기로 호평을 받았다.

대구시는 이러한 일련의 디자인사업으로 대구의 뿌리로서의 원도심인 동성로와 도심 골목길에 이르기까지 문화와 활력이 넘치는 거리로 부활시키는 데 성공해 다른 도시의 주목을 받았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재단법인 대구경북디자인센터를 설립해 지역 중소기업의 상품기획 및 제조 전반에 걸친 디자인적 가치혁신을 주도하는 '토털 비즈케어센터'로서의 기틀도 착실히 다져나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 결과 지역의 디자인 전문기업 수가 2007년 44개 사에서 2012년 현재 216개 사로 500%가량 증가했다. 기업 규모 또한 3인 미만에서 6.4명으로 2배가량 확대됐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디자인대상 수상을 계기로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들이 살기 좋은 도시환경을 만드는 데 디자인이 정책의 중심에 서서 문제 해결자로서의 역할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