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협곡과 하얀 폭포… '쥬라기 공원'의 그 곳

세계에서 가장 로맨틱한 섬 중 하나로 손꼽히는 하와이는 8개의 큰 섬과 100여개의 작은 섬들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600㎞에 걸쳐 이어져 있다. 하와이 하면 대개 와이키키 해변과 인기 있는 신혼여행지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림 같은 해변과 화산 분화구, 산호초 등이 어우러진 자연 환경 덕에 서핑·스노클링·고래 관광 등의 해양 스포츠부터 승마·화산 트레킹·레이싱카 운전 등 각종 체험 스포츠의 천국이기도 하다. 스카이다이빙이나 패러글라이딩같이 하늘에서 즐기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마니아들도 많다.

카우아이섬은 이런 하와이 제도에서 가장 오래된 섬으로 '하와이의 정원'이란 애칭을 가지고 있다. 하와이의 관문 격인 호놀룰루공항에서 비행기로 40분이면 중심 도시 리후에에 도착한다. 하와이의 섬 중 인간의 손길이 가장 적게 닿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카와이키니 산(1598m)이 섬 중앙에 있고, 수려한 계곡과 하천, 폭포가 어우러져 있는 자연의 보고다. 산지가 많고 와이메아 협곡을 비롯해 침식 계곡들이 널려 있다. 600만년 전 화산활동이 멈추면서 오랜 비바람의 풍화작용으로 다듬어졌다. 그래서 웅장한 자연이 배경으로 등장하는 '쥬라기 공원' '킹콩' '식스 데이, 세븐 나잇' 등의 영화를 이곳에서 찍었다. '쥬라기 공원'의 촬영지였던 와이알레알레 산(1570m)은 깊은 산림이 끝도 없이 이어진 곳으로 유명하다. 밀림 한가운데에서 마치 공룡이 튀어나올 듯하다. 이 지역이 밀림으로 뒤덮인 것은 거의 1년 내내 내리는 비 때문이다. '와이알레알레'라는 이름도 '매년 폭우가 쏟아지는 곳'이란 뜻이다.

카우아이 섬을 제대로 보기 위해선 섬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헬기 투어가 좋다. 헬기를 타고 와이알레알레 산을 지나자 와일루아 폭포가 나타났다. 족히 수백m는 될 듯한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고 있다. 그 물줄기 위로 무지개가 걸려 있는 모습은 마치 딴 세상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태평양의 그랜드 캐니언'이라 불리는 와이메아 캐니언(Waimaea Canyon)은 태초의 지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10만년 이상 침식되어 생긴 적갈색 산들이 길이 22.5㎞, 폭 1.6㎞의 규모로 이어져 있다. 용암이 빠져나간 자리에 땅이 내려앉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바다 경사면에 있는 나팔리 코스트(Na Pali Coast)도 장엄하면서도 신비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나아이나카이 보태니컬 가든은 동화 속 세계 같다. 이 정원은 노부부가 직접 설계하고 만들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산책로를 따라 들어선 70여개의 조각과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빨간 지붕의 킬라우에아 등대는 카우아이 섬 최북단에 자리하고 있다. 1913년 건립되었는데, 기자가 찾아갔을 때는 수리 중이어서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없었다. 이 지역에서는 알래스카에 사는 혹등고래가 매년 12월이면 찾아와 새끼를 낳으며 서너 달 머문다고 한다.

카우아이 섬 북부에 있는 하날레이 베이는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다. 도로 중간중간에 맛집도 많아 현지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케에 비치는 깎아지른 듯한 화산 절벽 밑으로 금빛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다. 산호초가 많이 몰려 있어 스노클링 하기도 좋다.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를 배경으로 한 석양(夕陽)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 포인트다.

☞ 여행수첩

●교통: 하와이안항공이 인천과 호놀룰루 간 직항 노선을 매일 운항하고 있다. 하와이안항공을 이용해 인천~호놀룰루를 여행하면, 카우아이·빅아일랜드·마우이섬 등 하와이의 여러 섬 중 한 곳으로 가는 비행편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www.hawaiianairlines.co.kr, (02)775-5552

●하와이 카우아이관광청: www.KauaiDiscove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