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신사 모자·여왕의 초상화… 현대적 유머로 재탄생

영국 여왕의 초상화를 벽에 거는 건 어딘지 모르게 고루하다. 하지만 그 초상화를 손으로 꾹 눌러 찍은 프린트 쿠션은 제법 귀여운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거대한 크리스털 샹들리에도 마찬가지다. 집 거실에 걸어놓자니 지나치게 화려하거니와 가격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샹들리에를 새긴 핸드 프린트 그림을 벽에 걸어두면, 그것만으로도 공간에 유머 감각을 더할 수 있다.

오래된 영국 정통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웃음과 재치를 더한 생활용품을 볼 수 있는 전시가 11월 30일~12월 9일 대구 엑스코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영국 문화 디자인 전시 '더 퀸(The Queen)―현대 속 전통'이다.

아트 프린트 작가 애니 리틀(Little)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모습을 새긴 1952~1971년 우표를 수집, 이를 활용해 새로운 프린트 쿠션을 만들었다. 디자이너 헤이디 드류(Drew)는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거울을 소개한다. 어떤 작품은 선(線)만 보면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거울처럼 보이지만, 틀을 빼고 거울의 알맹이만 살려내 만든 최신 스타일의 거울이다. 디자이너 루이스 보디(Body)는 벽지에 그림을 그려넣는 작품을 내놨다. 어린 시절 마주쳤던 괴짜 아저씨의 정원을 떠올리며 그렸다는 '해리의 정원', 외할머니에게 물려받은 레이스를 응용해서 패턴을 그렸다는 '마리네의 레이스' 같은 작품을 볼 수 있다.

이 밖에 영국 통치자가 썼던 왕관, 거대한 크리스털 샹들리에 등을 그림으로 새겨 프린트 액자로 내놓는 '로익스클루시브(RawXclusive)', 영국 신사의 모자를 조명으로 만들어 신분 계급을 풍자하는 '이너모스트(Innermost)' 같은 브랜드의 제품도 함께 전시한다. 입장료 1만원. 11월 14일까지 홈페이지(www.hometabledeco.com)에서 사전 등록을 하면 무료로 볼 수 있다. (02)555-7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