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 놀~자]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환율 1년여 만에 1100원 선 아래로… 전날보다 5.4원 하락 〈조선일보 10월 26일자 B1면〉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년 1개월 만에 1100원 아래로 떨어졌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5.4원 내린(원화 가치는 상승) 1098.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9월 9일 1077.3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최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며 달러당 1100원을 밑돌고 있습니다.

이 같은 원고(高) 현상은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이 경기 부양 차원에서 양적 완화(중앙은행이 시장에서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것)를 단행해 자국 통화 가치를 계속 떨어뜨리는 데 기인한다는 게 많은 전문가의 설명입니다. 국제 금융시장에 달러나 유로, 엔화 같은 선진국 통화가 흔해지면서 한국과 같은 신흥국으로 유입돼 이들 국가의 통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얘기지요. 하지만 환율을 결정하는 변수는 이런 것 말고도 많습니다. 오늘은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외환시장에는 누가 참가하나요?

달러나 유로와 같은 외국 돈을 외화, 혹은 외환이라고 합니다. 외환시장이란 문자 그대로 이 외환을 사고파는 시장이며, 여기서 결정되는 외환의 가격을 환율이라고 합니다.

우선 외환시장에 외환을 파는 것은 누구일까요? 수출기업과 외국인 투자자가 대표적입니다. 우리나라 수출기업은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은행에서 원화로 환전(換錢)하게 되는데, 은행은 받은 달러를 외환시장에 내놓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고자 하는 외국인 투자자도 갖고 있는 외환을 원화로 바꾸어야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외환을 외환시장에 내놓아 팔게 됩니다.

그럼 외환시장에서 외환을 사는 것은 누구일까요? 정유회사와 같은 수입업체가 대표적입니다. 수입을 하기 위해서는 외환이 필요하기 때문에 은행으로부터 외환을 사서 수입 대금 결제에 사용합니다. 해외여행을 위해 환전하거나 해외에 있는 자녀의 유학비를 송금하는 개인들도 외환의 수요자라 할 수 있겠지요.

외환시장 참가자 중에는 실제로 외환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개인 등 실(實)수요자들도 있지만, 환율이 변동하는 것을 이용하여 매매 차익을 얻으려고 하는 투기적 거래자들도 있습니다. 해외에 있는 헤지펀드나 역외(域外) 투기 거래자가 대표적입니다. 때때로 정부나 중앙은행이 환율과 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해 때때로 시장에 참가하기도 합니다.

외환시장은 크게 두 종류가 있습니다

외환시장을 크게 나누어 보면 대(對)고객 시장과 은행 간 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대고객 시장이란 은행의 입장에서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수출입 기업이나 개인, 외국인과 은행 간에 외환 거래가 일어나는 시장을 말합니다. 반면 은행 간 시장이란 외환의 매매가 은행들 간에 일어나는 시장입니다. 대고객 시장을 소매시장이라 한다면 은행 간 시장은 일종의 도매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은행 간 외환거래의 최소 단위는 100만달러입니다. 개인들이 여행 경비로 소액을 교환할 수 있는 대고객 거래와는 거래금액 면에서 비교가 안 되지요.

은행들이 은행간 시장에서 외환을 대규모로 거래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환(換)위험 헤지(회피)입니다. 가령 어느 은행이 기업과 거래한 결과 달러 보유량이 크게 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경우 원화 환율이 하락하면(원화 강세-달러 약세) 이 은행은 환차손(換差損)을 보기 때문에 외환이 부족한 다른 은행에게 외환을 팔고자 할 것입니다. 기업과 거래한 결과 은행이 지게 된 환 위험을 은행 간 시장을 통해 줄이거나 없애려 하는 것이지요. 둘째는 은행이 외환거래 자체를 일종의 수익사업으로 여기고 차익(差益)거래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은행들은 향후 환율 변동 방향을 예측하여 적극적으로 외환을 매매하기도 합니다. 외환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이익을 남기려는 이 같은 차익거래는 종종 환율을 크게 변동시키기도 합니다.

이러한 은행 간 외환매매의 결과로 실시간으로 환율이 바뀌게 됩니다. 신문에 매일 실리는 마감환율(종가환율)은 외환 중개회사가 영업 마감시간인 오후 3시 직전 마지막으로 체결한 거래 때의 환율을 의미합니다. 은행들이 기업이나 개인 등 고객과 외환을 거래할 때는 이 환율(대고객환율)에 일정한 수수료를 붙인 환율로 거래를 합니다.

환율은 항상 외환시장에서의 외환수급에 따라 결정되나요?

환율이란 기본적으로 외환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돈(외환)의 가격입니다. 일반적으로 외환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외환보다 공급되는 달러가 더 많으면 환율이 떨어지고, 반대로 수요가 공급보다 크면 환율이 상승합니다.

따라서 통상 한 나라와 다른 나라와의 모든 대외 거래의 결과인 국제수지가 흑자이면 외환 공급이 늘어나 환율이 하락하고, 반대로 국제수지가 적자이면 환율이 상승하게 됩니다. 최근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풍부해진 외환이 우리나라로 들어와 원화 환율이 하락하는 것도 외환시장에 외환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국제수지만으로 실제 환율 움직임을 정확히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대외 거래의 결과가 즉각적으로 은행 간 시장의 외환수급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데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국제수지가 흑자를 보이더라도 외환이 은행간 시장에 공급되는 데 시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출 기업이 환율 상승(외화 가치 상승)을 예상한다면 이를 외화예금 형태로 유지하면서 은행에 외환을 파는 것을 미룰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수출이 늘어도 은행 간 시장에서 환율 하락이 당장 나타나지 않게 됩니다.

둘째, 수출 경쟁 관계에 있는 주변국 환율로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우리나라와 수출 경쟁 관계에 있는 일본 엔화가 미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면 우리나라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엔화가 강세일 때 원화도 동반 강세를 보인 경우도 있습니다.

셋째는 환율에 대한 기대심리 변화도 변수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환율 상승을 예상하면 외환이 쌀 때 미리 매입하고자 하는 수요가 더욱 늘어 환율이 실제로 상승 압력을 받습니다. 특히 경제위기 때는 환율이 경제 기초여건이나 외환 수급과 무관하게 비(非)정상적으로 급등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외환당국이 시장에 개입해 환율 안정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 외환시장 개입(FX market intervention)

환율은 외환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주로 결정되지만, 경제위기와 같은 충격으로 외환시장이 불안해질 때에는 수요·공급 요인으로는 설명이 안 될 정도로 과도하게 변동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외환 당국이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해 직접 외환을 매매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외환 거래에 참여하는 것을 외환시장 개입이라고 합니다.

◆퀴즈

외환시장은 크게 둘로 나뉘는데, 수출입 기업과 개인, 외국인과 은행 간에 외환거래가 일어나는 시장을 대고객 시장이라고 하고, 외환 매매가 은행들 사이에 일어나는 시장을 '○○○ 시장'이라고 합니다.

▲응모 요령 :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11월 7(수) 오후 5시 마감, 11월 9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도서문화상품권 1만원권(25명, 각 1장)

〈지난 회 정답 : 양면〉

도서문화상품권 당첨자(강영태 김성태 김숙희 김은진 김정주 김향민 김혜경 김효중 노하은 박정수 박향숙 서미영 서정주 손상준 송용석 양혜근 우상용 우원정 윤은주 이영훈 이정은 이하준 전상호 조남윤 허계숙)

자본시장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
기사 문의는 (02)3771-0631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