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클리닉] 갱신 때마다 오르는 실손의료보험료, 걱정되면 비갱신형 선택을

최근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갱신 안내장을 받은 회사원 박모(45)씨는 노후 의료비를 어떻게 충당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처음 갱신시점이 돌아왔는데 보험료가 20%나 올랐기 때문이다. 박씨는 "3년마다 보험료가 20%씩 오르면 본격적으로 치료비가 나가는 노년기엔 얼마나 비싼 보험료를 내야 할지 너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보험료 걱정 없이 치료비 위험에 대비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비갱신형 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다. 비갱신형 보험이란, 처음 가입할 때 정해진 보험료만 내면 만기까지 치료비와 수술비 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언뜻 보면 비갱신형 보험은 보험료 변동이 없으니 무조건 유리할 것 같지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초기부터 내야 하는 월 보험료 부담이 다소 클 수 있다. 또 일정 시점까지 사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정기보험의 경우엔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망률(위험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비갱신형보다는 갱신형으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100세 만기까지 보험료 그대로

100세 시대에 맞춰, 최근 나오는 비갱신형 보험은 보장기간이 평생으로 길어졌다. 최근 출시된 한화생명의 '사랑&변액유니버셜CI통합보험'은 100세 만기이지만 보험료가 가입기간 중에 오르지 않는다. 암, 급성심근경색증, 뇌졸중과 같은 중대한 질병(CI)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60세부터는 투자수익률에 따라 CI진단자금을 증액해 주기 때문에 고액 보장도 가능하다. 푸르덴셜생명의 '멀티플러스 평생보장보험'은 질병 보장 기간을 종신까지 확대한 비갱신형 보험이다.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 중증 치매 등 9종의 중대질병과 5대장기(심장, 간장, 폐장, 췌장, 신장) 이식수술을 포함한 8종의 중대수술에 대해 최대 1억원까지 보장한다. 생보업계 최초로 재발암(위암 진단 후 위암 재발)까지 한 번 더 보장해 준다. 특히 중대질병 및 수술에 대한 보험금이 지급되면, 평생 보험료 납입 면제 혜택이 주어져서 경제적인 부담도 덜 수 있다. 35세 남성 기준 주계약 4000만원, 두 번째 보장특약 2000만원 가입 시 월납 보험료가 11만400원이다. 김태헌 푸르덴셜생명 상품지원팀장은 "노후에 돌봐줄 가족이 마땅히 없다면 장기간병비가 필요한데, 실손의료보험만 갖고선 한계가 있다"며 "실손의료보험에서 나오는 보험금은 수술비로 사용하고, 약정된 보험금을 지급하는 질병보험으로 간병자금 재원을 마련하면 좋다"고 말했다.

◇암보험은 비갱신형이 유리

암은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꼴로 걸릴 만큼 발병률이 높을 뿐 아니라 가족력이나 성별, 나이 등에 따라 위험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여러 조건을 고려해 자신에게 맞게 설계하는 작업이 필요한다. 요즘 출시되는 암보험은 갱신형으로 되어 있어서 계약자들이 보험금 청구를 많이 하면 중도에 보험료가 올라가게 된다. 하지만 일부 보험사들은 가입기간 중에 보험료가 인상되지 않는 비갱신형 암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신한생명의 '하나로암보험플러스'는 암 종류별로 보장금액을 차별화해서 보험금을 지급한다.

일반 암 발병 시 가입한 금액의 2배를 지급하고, 유방암과 생식기암에 대해서는 일반 암 보장금액의 40%를, 소액 암의 경우엔 가입금액의 20%를 지급한다. 단 가입 후 2년 이내에 암이 발병하면 보험금의 50%만 지급된다. 40세 남성이 주계약 1000만원에 가입하고 80세 만기로 20년납, 보험료 100% 환급형으로 선택하는 경우 월 보험료는 4만8100원 수준이다. 에이스생명의 '더블업 암보험'은 암 발병률이 높은 노년기에 암 진단금을 2배로 집중 지급한다. 60세 이후 암이 발병할 경우에는 60세 이전 발병 시 진단금의 2배를 지급한다. 보험기간은 80세 만기이며 만기까지 생존하면 환급금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