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에도 '투트랙 전략' 필요… 수익·안정 동시에 노려라

찬바람이 불어오면서 소득공제 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직장인들이 은퇴 후 두 번째 인생을 위해 가입하는 연금저축이 대표적이다. 특히 올해는 저금리·저성장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절세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뜨거울 전망이다. 높은 수익을 내서 자산을 불리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세금으로 나가는 돈이라도 잡아 수익을 높여 보자는 트렌드가 조성되고 있어서다. 연금저축 가입을 고민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체크 포인트를 소개한다.

◇주식형 연금저축펀드 10년 성과 1위

연금저축은 크게 은행이 파는 연금저축신탁과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자산운용사의 연금저축펀드 등 3가지로 나뉜다. 지난달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과거 10년치(2002년 7월~2012년 6월) 수익률은 주식에 투자하는 연금저축펀드가 123%로 가장 높았다. 가장 수익률이 낮은 건 손해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32%)이었다.

그러나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원금을 까먹을 가능성도 크다는 의미다. 연금저축신탁과 연금저축보험은 10년치 수익률이 30~40% 정도였지만 대신 원금 보장을 받을 수 있어 안정적이다. 반면 연금저축펀드는 수익률이 다른 경쟁상품에 비해 3~4배 높지만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 노후 연금액이 내가 낸 원금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함정이 있다.

◇몸집은 안정적인 연금저축보험이 1위

3가지 연금저축 유형 중에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10명 중 8명꼴로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연금은 지금 없어도 당장 먹고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보니, 보험설계사처럼 주변에서 권하는 사람이 없으면 좀처럼 가입하기 힘들다는 특성 때문이다. 반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연금저축펀드는 가입건수 비중이 4%에 그쳐 가입자 수가 가장 적었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연금저축에만 돈을 넣지 말고, 고수익 상품에도 자산을 적절히 배분해서 가입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추천한다. 예컨대 연금저축은 1년 소득공제 한도가 400만원이니, 이 중 200만원은 안정적인 연금저축신탁이나 연금저축보험에, 나머지 200만원은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연금저축펀드에 넣으라는 것이다.

신입사원이라면 은퇴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손해를 봐도 만회할 시간이 충분한 만큼 공격적인 연금저축펀드 비중을 70~80%까지 높여도 무방하다. 반면 예비 은퇴자는 공격적인 연금저축펀드 비중은 최소한(10~20%)으로 낮춰야 마음 편히 노후 생활을 맞이할 수 있다.

◇연금 수익률 높이고 싶다면 갈아타기

은퇴 후 연금액을 높이고 싶다면 고수익이 기대되는 연금저축펀드를 노려야 한다. 물론 이때 원금손실 위험은 감수해야 한다. 연금저축펀드는 운용사나 투자기간이 같아도 주식·채권 등 어느 자산에 투자했느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진다. 주식에 투자하는 연금저축펀드의 3년 수익률을 살펴보면, 삼성운용의 '당신을 위한 신연금(주식형)'이 41%가 넘어 가장 높았다. 반면 똑같이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인데도 A운용사의 연금펀드는 수익률이 1%대에 머물렀다. 2위를 차지한 상품도 삼성운용의 '클래식 연금'인데, 두 상품 모두 남동준 상무가 운용하고 있다.

남 상무는 "연금펀드는 자금의 성격상 단기간의 시장 등락보다는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우량기업을 골라 투자해야 효과적"이라며 "베이비부머 은퇴가 늘어나면 편의점 창업이 성황을 이룰 것으로 보고 관련 업종을 고르는 등 미래를 내다보는 가치투자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처음 가입할 때부터 될성부른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겠지만, 만약 도중에 잘못 가입했다는 생각이 들면 '갈아타기'를 하면 된다. 연금저축은 초장기 상품이어서 중도에 해지하면 세금 벌금이 크지만, 갈아타기는 중도해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벌금을 낼 필요가 없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선 지점에 서너 번 오가야 하는 등 갈아타기 과정이 다소 번거로울 순 있다.

☞연금저축

10년 이상 적금처럼 돈을 넣고 55세 이후부터 매달 연금 형태로 투자금을 돌려받는 금융상품이다. 노후 자금 마련을 장려하기 위해 매년 납입한 금액 중 400만원 한도로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