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M 검증단]⑩ 자산시장 새 투자처로 떠오른 ELS

오늘 예금 만기가 돼서 은행에 갔는데, 직원이 ELS 가입을 권하더군요. ELS는 한번도 해 본 적이 없지만, 정기예금 이자가 너무 낮아서 관심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원금 보장형이라고 해서 1000만원만 넣어 보려 하는데, 기대수익률은 10% 정도라고 합니다. 지금 주식시장 상황이 썩 좋진 않은 것 같은데 투자해도 될까요?


기준금리 2%대인 저금리 시대를 맞아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ELS는 처음 등장한 2003년만 해도 발행금액이 3조원대였지만 지난해 34조원으로 커졌고, 올해는 이미 9월에 작년 규모를 훨씬 웃돌면서 사상 최대 발행실적을 갈아치웠다. 투자자들의 욕구에 맞춰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ELS에 대해 알아본다.

◇글로벌 투자 효과 누릴 수 있어

ELS는 초기만 해도 1년 이내의 짧은 투자기간에 한 가지 기초자산의 주가로 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이 주를 이뤘다. 상품 구조도 주가가 상승하거나 하락하면 수익을 돌려주는 단순한 구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ELS 만기는 대부분 3년으로 길어졌고, 자동 조기 상환 기능이 탑재돼 있어 3개월 만에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도 있다. 기초자산 역시 매우 다양해졌다. 초기에는 코스피200이나 삼성전자 같은 한국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와 주식에 집중됐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 미국, 브라질 등 잠재적으로 수익이 기대되는 글로벌 경제권의 대표 주가지수로 다변화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ELS만 잘 요리해도 글로벌 시장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절세 겨냥한 월 지급식 ELS 인기

일반적으로 투자 원금을 지키려면 낮은 금리를 감수하거나(예금·채권 등) 혹은 높은 수익을 기대하려면 원금 손실 위험(주식 등)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ELS는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서 투자자들의 위험 수준에 맞춰 기대수익률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유리하다.

우선 ELS는 원금 보장 여부에 따라 원금 보장형과 원금 비보장형으로 나눌 수 있다. 수익 구조에 따라서는 ▲기초자산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정해진 기간별로 조기 상환되면서 수익이 지급되는 하이파이브형 ▲가입시점에 정해둔 주가보다 상승하면 수익을 얻는 디지털형 ▲투자기간 중 정해둔 주가에 한 번이라도 도달하면 수익을 주는 녹아웃형 ▲주가를 특정기간에 중간 평가해서 얼마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받고 조기 상환하는 스텝다운형 등으로 나뉜다. 최근엔 여러 개의 기초자산 중 녹인(손실 가능 구간)이 되지 않은 종목 수가 적을수록 손실 폭이 감소하는 더블세이프형도 출시됐다.

ELS의 유연성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예전엔 특정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한꺼번에 투자 원금과 수익금액을 주었지만, 내년부터 금융소득종합 과세 기준 금액이 4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매달 수익을 지급해 이자 지급시기가 분산되는 효과가 있는 월 지급식 ELS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대수익률은 한자릿수로 낮아져

올 초 ELS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유형은 코스피200과 홍콩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지수형 ELS였다. 수익률은 연 10~12%가 주종을 이뤘다. 하지만 지금은 동일한 구조의 상품이라고 해도 수익률이 연 6~8%에 불과하다. 종목형 ELS의 경우엔 최고 연 30%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연 20% 안팎이 고작이다.

이렇게 최근 들어 ELS의 기대 수익이 낮아진 이유는 바로 ELS의 상품 속성에 있다. ELS는 일반적으로 주가 상승폭의 일정 비율을 투자자에게 수익으로 돌려주는 상품이다. 시장 급등락이 커져야만 기대 수익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현재 주식시장은 주가가 박스권 내에서 움직이면서 시장 변동성이 낮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ELS 수익률은 당분간 낮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