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부처가 아니라 敵에게 관용을 배웠다"
입력 : 2012.11.06 23:16
현각, 달라이 라마에게 길을 묻다
티베트인이 겪은 60년 고통 증오·분노만으론 해결 안돼
"평화의 열쇠는 마음에 있다" 과학으로도 증명된 사실
맹목적 믿음은 경계해야 해
"지난 세기는 폭력의 세기였고 물질적 가치가 지배했지요. 나는 지금 일흔일곱 살이고 우리 세대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21세기 사람들에겐 아직 88년이나 남아 있어요. 올바른 행동·방법·생각을 통해 자비·정의·평화의 세기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교육을 통해 완성해갈 수 있습니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77)가 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한국의 스님·불자 150여명과 만났다. 한국의 BTN 불교TV 주최로 열린 현각(玄覺·48) 스님과의 대담 자리. 독일 뮌헨 불이(不二)선원장을 맡고 있는 현각 스님이 "중도(中道)의 철학을 쉽게 널리 전할 방법"을 묻자 달라이 라마는 "꼭 경전을 통하지 않아도 과학적 연구 성과에 바탕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극단으로 흐르는 세상에서 평화를 이루는 길"을 묻자 "적(敵)을 나에게 관용·인내를 가르치는 선(善)지식으로 여기라"는 답이 돌아왔다.
합장 삼배(三拜)도 사양한 달라이 라마는 청중 한명 한명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힘 있게 법문을 이어갔다. 앞서 4일 8000여명 앞에서 가진 대중법회를 포함, 이틀에 걸친 그의 설법을 주제별로 정리했다.
◇"적이 없는 세상이 있을 수 있나"
"아무도 세계나 존재가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차길 바라진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공(空)하다는 연기(緣起)의 진리로 살펴보면 독립적·절대적인 분노의 표적은 없다. 그것만 알아도 분노의 밀도가 매우 낮아진다. 티베트인들도 지난 60년간 큰 고난을 겪었고, 특별히 지난 몇년은 더욱 힘들었다. 나 역시 부처님께 직접 인내와 관용을 배운 건 아니다. 그럼 누구에게서 배웠을까? 엄마? 친구? 아니다. 나는 나에게 고통과 고난을 주는 적(敵)을 통해서 인내와 관용을 배웠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77)가 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한국의 스님·불자 150여명과 만났다. 한국의 BTN 불교TV 주최로 열린 현각(玄覺·48) 스님과의 대담 자리. 독일 뮌헨 불이(不二)선원장을 맡고 있는 현각 스님이 "중도(中道)의 철학을 쉽게 널리 전할 방법"을 묻자 달라이 라마는 "꼭 경전을 통하지 않아도 과학적 연구 성과에 바탕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극단으로 흐르는 세상에서 평화를 이루는 길"을 묻자 "적(敵)을 나에게 관용·인내를 가르치는 선(善)지식으로 여기라"는 답이 돌아왔다.
합장 삼배(三拜)도 사양한 달라이 라마는 청중 한명 한명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힘 있게 법문을 이어갔다. 앞서 4일 8000여명 앞에서 가진 대중법회를 포함, 이틀에 걸친 그의 설법을 주제별로 정리했다.
◇"적이 없는 세상이 있을 수 있나"
"아무도 세계나 존재가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차길 바라진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공(空)하다는 연기(緣起)의 진리로 살펴보면 독립적·절대적인 분노의 표적은 없다. 그것만 알아도 분노의 밀도가 매우 낮아진다. 티베트인들도 지난 60년간 큰 고난을 겪었고, 특별히 지난 몇년은 더욱 힘들었다. 나 역시 부처님께 직접 인내와 관용을 배운 건 아니다. 그럼 누구에게서 배웠을까? 엄마? 친구? 아니다. 나는 나에게 고통과 고난을 주는 적(敵)을 통해서 인내와 관용을 배웠다.
행위(action)와 그 주체(actor)를 구분해야 한다. 잘못된 것은 행동. 기본적으로 행위 주체는 모두 똑같은 인류로서 사랑과 자비를 입어야 할 존재이다. 용서를 연습하라. 사람과 그의 잘못된 행동을 구별하는 연습을 하라."
◇"왜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가"
"수년 전 글로벌 경제 위기가 시작된 뒤 나는 몇몇 백만장자 친구들과 글로벌 경제 전문가들에게 왜 그렇게 '달러'만 숭배하는지 물어봤다. (가슴을 가리키며) 결국 여기(마음)로부터 온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마음속 깊은 곳에는 경쟁 스트레스, 타인에 대한 불신, 깊은 외로움이 있다. 모두가 지나친 탐욕, 부정확한 예측 그리고 무지(無知)를 위기의 원인으로 꼽았다. 돈을 잘 알고 있으나 돈을 움직이고 부리는 사람의 마음은 다스릴 줄 몰랐다. 남들이 피해를 당해도, 불공정과 부정의에도 모두 내 일이 아니니 '신경 꺼!'라고 해왔다. 그 결과가 지금의 위기다. 놀라운 발명품, 기술 발전, 과학적 발견이 왜 오히려 추가적 문제를 낳는가. 결국 사람의 문제다. 사람의 탐욕, 지도자들의 권력욕, 다른 사람의 삶에 신경 끄고, 원한을 심고, 고통을 줘 온 결과다."
◇"평화와 화해의 세기는 가능한가"
"지금까지 현대 교육은 물질 중심적 가치라는 한 방향으로 고정돼 있었다. 이제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건 내적인 평화, 정신적 가치이다. 이런 것들을 배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마음의 지도(地圖)'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꼭 종교적 가르침 혹은 불교이어야만 할 필요는 없다. 수많은 최신의 과학적 발견들이 마음을 닦아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고 평화를 추구할 수 있다고 증명한다. '내적 평화에 대한 세속적 접근'이다. 많은 이들이 불안과 두려움을 벗어나려 약물이나 알코올에 의존한다. 하지만 명상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방식으로 기쁨과 환희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 뇌과학 연구를 통해 이미 증명되고 있다."
달라이 라마 스님은 특별히 한국 불자들을 위해 "불교라는 보배를 소중히 여기고 매일 참선을 거르지 말 것, 또 부처는 누구인지, 불법(佛法)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강조했다. "부처님은 '내 말이라고 다 믿지 말고, 금을 주워 자르고 태우고 갈아보며 진짜 금인 것을 알 듯하라'고 하셨지요. '앎을 통한 확신'없는 맹목적 믿음은 경계하세요. 듣고 분석하고 이해해서 부처님의 지혜를 나도 깨달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세요."
BTN 불교TV는 오는 12일 밤 10시 '달라이 라마 친견법회'를 방송할 예정이다.
◇"왜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가"
"수년 전 글로벌 경제 위기가 시작된 뒤 나는 몇몇 백만장자 친구들과 글로벌 경제 전문가들에게 왜 그렇게 '달러'만 숭배하는지 물어봤다. (가슴을 가리키며) 결국 여기(마음)로부터 온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마음속 깊은 곳에는 경쟁 스트레스, 타인에 대한 불신, 깊은 외로움이 있다. 모두가 지나친 탐욕, 부정확한 예측 그리고 무지(無知)를 위기의 원인으로 꼽았다. 돈을 잘 알고 있으나 돈을 움직이고 부리는 사람의 마음은 다스릴 줄 몰랐다. 남들이 피해를 당해도, 불공정과 부정의에도 모두 내 일이 아니니 '신경 꺼!'라고 해왔다. 그 결과가 지금의 위기다. 놀라운 발명품, 기술 발전, 과학적 발견이 왜 오히려 추가적 문제를 낳는가. 결국 사람의 문제다. 사람의 탐욕, 지도자들의 권력욕, 다른 사람의 삶에 신경 끄고, 원한을 심고, 고통을 줘 온 결과다."
◇"평화와 화해의 세기는 가능한가"
"지금까지 현대 교육은 물질 중심적 가치라는 한 방향으로 고정돼 있었다. 이제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건 내적인 평화, 정신적 가치이다. 이런 것들을 배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마음의 지도(地圖)'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꼭 종교적 가르침 혹은 불교이어야만 할 필요는 없다. 수많은 최신의 과학적 발견들이 마음을 닦아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고 평화를 추구할 수 있다고 증명한다. '내적 평화에 대한 세속적 접근'이다. 많은 이들이 불안과 두려움을 벗어나려 약물이나 알코올에 의존한다. 하지만 명상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방식으로 기쁨과 환희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 뇌과학 연구를 통해 이미 증명되고 있다."
달라이 라마 스님은 특별히 한국 불자들을 위해 "불교라는 보배를 소중히 여기고 매일 참선을 거르지 말 것, 또 부처는 누구인지, 불법(佛法)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공부할 것"을 강조했다. "부처님은 '내 말이라고 다 믿지 말고, 금을 주워 자르고 태우고 갈아보며 진짜 금인 것을 알 듯하라'고 하셨지요. '앎을 통한 확신'없는 맹목적 믿음은 경계하세요. 듣고 분석하고 이해해서 부처님의 지혜를 나도 깨달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세요."
BTN 불교TV는 오는 12일 밤 10시 '달라이 라마 친견법회'를 방송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