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추세… 해외펀드는 환헤지 하고 장롱 달러는 팔자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재테크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3개월 만에 11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는 109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심지어 원화 환율이 달러당 900원대로 내려가 '환율 세 자릿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원화 강세 시대의 투자법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환율 움직임만 잘 활용하면 투자 수익을 높이고 환전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어서다. 원고(高)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기 위해 투자자들이 꼭 알아야 할 포인트를 소개한다.

◇환율 하락, 달러표시 상품 투자 땐 유리

환율 하락 소식이 반가운 쪽은 아무래도 달러(외화)가 필요한 쪽이다. 달러당 1200원 하던 원화 환율이 1100원으로 내렸다고 하면 같은 1달러를 바꾸기 위해 예전보다 100원을 덜 지불해도 되니 그만큼 이득이다. 달러로 물품값을 지불해야 하는 수입업체를 비롯해 해외여행 경비나 자녀 유학비 송금을 위해 달러가 필요한 일반 개인들도 환율 하락은 반가운 뉴스다.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투자자도 환율 하락에 따른 수혜 대상이다. 가령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거나 달러로 투자하는 해외 뮤추얼펀드에 가입하거나 달러표시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달러 환율이 싸면 쌀수록 더 많은 달러를 살 수 있어 그만큼 유리해진다.

반면에 환율 하락이 오히려 손실이어서 불리해지는 쪽은 주로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이를 원화로 바꿔야 하는 쪽이다. 달러로 물품대금을 받는 수출업체가 이에 해당한다. 수출업체 입장에서 보면 원·달러 환율이 내려갈수록 달러로 표시하는 물건값은 비싸질 수밖에 없고 이는 그만큼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환율 등락에 따라 수출입 희비가 엇갈리고 우리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되니, 이쯤 되면 온 국민이 환율 영향을 받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장롱 속 달러는 서둘러 환전

환율은 개인별 상황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지는 만큼 각각의 경우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 우선 환율 동향과 향후 전망에 따라 환전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요즘처럼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시기에 달러를 사야 한다면 가급적 환전 시점을 늦추고, 달러를 팔아야 한다면 가급적 시기를 앞당겨서 환전하는 것이 유리하다. 살 때는 가능한 한 쌀 때 환전하고, 팔 때는 최대한 환율이 높을 때 환전해야 유리하다는 얘기다. 다만 이 경우도 '안전판'이 필요하다. 환율은 항상 예상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주가보다도 더 예상 밖의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율의 최고점 또는 최저점을 잡으려 노력하기보다는 환율 추이를 보면서 조금씩 금액을 나눠 분할 환전으로 대응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환율 하락기엔 환헤지 하면 안전

주식이나 채권같은 외화자산에 투자하는 경우에도 환율을 감안한 전략이 필요하다. 새롭게 해외펀드 등을 통해 외화자산에 투자하면서 환율 하락 위험을 회피하고자 한다면, 처음부터 환헤지를 통해 환율 위험을 최소화한 상품을 선택하거나 별도의 선물환 계약을 통해 환율 변동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별도로 환 위험 헤지를 하지 않았고 환 노출형 해외펀드에 가입하고 있는 경우라면 환매하는 시점의 환율이 중요하다. 투자 수익률에 더해 해지하는 시점의 환율에 따라 최종적으로 돌려받는 원화 환산금액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환매시점을 저울질할 때 시장상황뿐만 아니라 환율 동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