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ch19] "인터넷 뛰어넘는 정보 찾아… 건강 나침반 될게요"

"진료실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이야기하는 전문적이고 현실적인 그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겠다."

쏟아지는 TV 의학 프로그램들 속에서 이처럼 생생하면서도 격(格)이 있는 정보를 전달해 주목받는 프로가 있다. TV조선이 매주 화요일 밤 8시 50분 방영하는 '홍혜걸의 닥터콘서트'다. 의학전문기자로 이름을 알린 홍혜걸(45)씨와 그의 아내이자 가정의학전문의인 여에스더(47)가 MC로 나서고, 각 분야의 전문 의사가 출연해 다양한 의료 문제를 깊이 있게 해부한다. 9일 서울 광화문에서 결혼 18년차 이 부부를 만났다.

―'닥터콘서트'는 다른 의학 프로그램과 어떤 차이가 있나.

홍혜걸(홍) "많은 의학 프로가 인터넷 검색을 하면 나오는 정보를 재탕하는 수준이다. 우리의 목표는 '비욘드 인터넷(Beyond Internet·인터넷을 넘어서는)'.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보며 '뭔가 건졌다'는 느낌을 받도록 하고 싶다."

여에스더(여) "그동안 의학 프로들은 증상에 도움 되는 약 이름을 간접광고 때문에 언급하지 못했다. 방송 실컷 봐도 약 이름을 모르면 무슨 도움이 되겠나. 우리는 과감히 효과 있는 약 이름을 거론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애매모호한 거다."

―광고방송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을 텐데.

홍 "프로그램에 내 이름이 걸렸는데 협찬을 받아 의약품을 소개하겠나. 의약품명인 '비아그라'라고 하면 딱 알아듣지만 그 성분을 이야기하면 알아듣는 사람은 얼마 없다. 우린 시청자들이 명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게 방송하자는 취지다."

―MC를 맡게 된 이유는.

홍 "건강·의학 프로그램은 많지만 의사들이 건강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은 없다. 의사 한 명이 나와서 30초 이야기하거나 농담 따먹기를 하며 소프트한 이야기를 하다가 끝난다. 깊이 있는 정통 의학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었다."

여 "여러 프로에 출연했는데, 의학 이야기를 막상 하려고 하면 재미없다고 커트 된 적이 많다. 가벼운 이야기로 왁자지껄하다 결론도 안 내는 프로그램과 달리 우리가 시청자의 주치의가 돼 보자는 생각에 하게 됐다."

―주제나 전문의는 어떻게 선정하나.

홍 "다이어트, 탈모, 피부 편은 방영됐고, 요통, 불면증, 갱년기 등도 다룬다. 나중에는 음식문화, 생활 의학 등도 다루고 싶다."

여 "실력이 검증됐고,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의사 중에 우리 부부가 섭외했다. 우리도 주제에 대해 논문을 찾으며 공부를 하고 섭외한 의사나 작가와 한 편당 7~8번 만나 의견을 나눈다."

―병원 내부의 잘못된 치료 행태 등도 지적하던데.

홍 "방송에서 치료비를 올리려는 행태를 지적한 한 의사 출연자가 '다른 의사들의 항의에 너무 고통스럽다'는 문자를 보내왔더라. 나쁜 관행을 없애고 시청자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로, 우린 계속해서 병원 내부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해달라고 요구할 거다."

―부부가 함께 MC를 맡은 게 불편하지는 않나.

여 "'부부끼리 다 해먹네'라는 말을 들을까 피하려고 했다. 사실 혜걸씨는 젊은 여자 MC랑 하고 싶어 했다(웃음)."

홍 "그건 아니다(웃음). 사실 시청자들이 어떻게 볼까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아내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좋고, 호소력도 있더라. 대체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

―의사가 의사 아닌 일을 하는데 후회는 없나.

홍 "의사가 하루에 진료하는 사람은 숫자가 정해져 있지만, 내가 기자·칼럼니스트의 길을 통해 잘못된 의학 지식을 바로잡으면 하루에도 수천 명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내 삶의 모토가 '우리나라 평균 수명을 연장하는 사람이 되자'는 거다. '닥터콘서트'가 사람들의 건강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