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도약 송도] GCF 유치 소식에 가격 하락 멈추고 아파트 투자 문의 쇄도

12일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 중인 '송도 더샵 마스터뷰' 아파트 모델하우스. 평일인데도 5000여명이 찾았다. 흐리고 비가 왔던 주말(10~11일)에도 2만5000여명이 다녀갔다.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었던 9일에는 상담 전화만 1000통이 넘어 아르바이트생 30명이 긴급 투입되는 일도 벌어졌다. 포스코건설 조용진 분양소장은 "지난달 GCF(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 발표 후 분양되는 첫 민간 아파트인 데다 집에서 서해와 골프장을 볼 수 있는 전망을 갖춰 투자자 관심이 뜨겁다"며 "인천과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이나 충청도에서도 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했던 송도 부동산 시장이 GCF 사무국 유치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에는 투자자 전화가 끊이지 않고, 2008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줄곧 떨어졌던 기존 집값도 10월 이후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집을 팔려고 내놨던 집주인들은 급하게 물건을 거둬들이고 500만~1000만원씩 가격을 올려 부르고 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 '북적'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7~9월) 기준으로 송도의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1년 전보다 9% 떨어졌다. 하지만 GCF 유치가 결정된 지난달부터 가격 하락이 멈췄다.

미분양의 고배(苦杯)를 마셨던 송도 신규 분양 아파트에도 고객 발길이 빠르게 늘고 있다. 롯데건설과 한진중공업이 2010년 말 공급했던 '송도 캐슬&해모로'의 경우 당초 1439가구 모집에 961명만 신청해 미달 사태를 빚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양 문의 전화만 하루 평균 100건 이상 걸려오면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조경에 특히 신경을 쓴 이 아파트는 단지 안에 6개의 테마파크가 있고 대부분 가구에서 '수로 공원'을 볼 수 있는 게 강점이다.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공동으로 분양했던 '송도 캠퍼스타운'도 사정이 확 달라졌다. 이 아파트는 GCF 유치 발표 직전 진행한 청약에서 미달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GCF 유치 확정 이후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지하 4층~지상 55층 규모 6개 동(棟)으로 이뤄진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59㎡의 소형을 갖춰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GCF 유치로 부동산 시장에 온기(溫氣)가 돌면서 새로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의 기대감도 커졌다. 2010년 '송도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 아파트를 분양했던 대우건설은 같은 단지에 오피스텔을 분양한다. 지상 2층~지상 35층 2개 동(606실)으로 1~2인 가구에 적합한 전용면적 49㎡ 이하가 전체 가구의 98%다. 대우건설 측은 "GCF 사무국 유치 이후 투자자와 실수요자들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단지도 가까워 임대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프라 건설 체크하며 투자해야"

부동산 전문가들은 GCF 유치로 송도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주택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것도 송도 부동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기존 주택 시장에서는 본격적인 가격 상승세를 찾기는 어려운 만큼 GCF 효과만 믿고 단기 수익을 노리는 투자는 곤란하다고 조언한다. 부동산114 김규정 리서치센터장은 "인프라 건설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송도는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곳"이라며 "인프라 건설 진척도와 외국인들의 투자 상황을 지켜보면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