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클리닉] (34) 주택청약종합저축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한 명 이상 가지고 있는 '머스트 해브(MUST HAVE) 금융상품'이 있다. 일명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1161만명에 달한다. 대한민국 인구 수가 5000만명이고 4인 가족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대부분의 가족 집안 서랍 속에 들어 있는 셈이다. 최근 만능통장은 주택 청약뿐만 아니라 재테크 효자상품으로도 재조명받고 있다. 은행 적금금리가 연 3%대까지 낮아진 저금리 시대에 연 4.5%의 금리를 챙겨주는 것은 물론 소득공제 혜택까지 덤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능통장의 장점 및 가입 시 유의점에 대해 알아봤다.

◇직장인 '고금리+주택청약+소득공제' 일석삼조

주택청약종합저축은 2009년 국토해양부가 내놓은 만능청약통장으로 우리·신한·하나·기업·농협은행에서 취급하고 있다. 최근 만능통장의 잔액은 놀라울 정도로 급증했다. 5개 은행에서 판매하는 주택청약종합저축 잔액은 지난 5월 말 15조3000억원이었지만 지난 7월 말에는 16조원, 지난 8월 말에는 17조원을 돌파해 10월 말 현재 18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잔액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언젠가는 청약권을 쓸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있고 시중금리 대비 괜찮은 금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만능통장의 첫째 인기 비결은 고금리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관리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출시 이후부터 금리가 연 4.5%(2년 이상)로 고정돼 있다. 시중은행 최고수준의 금리에 육박하는 것이다. 일반 은행 적금금리가 연 5%를 넘었을 때는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현재는 고금리 상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월 2만~50만원까지 5000원 단위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으며, 만기는 따로 없고 주택 청약에 성공하는 시점이 곧 만기다. 가입 후 2년이 지나면 중도해지하더라도 약정 이자율을 모두 받을 수 있다. 다만 1년 이상~2년 미만 납입하면 연 3.5%의 금리로 시중은행 금리와 큰 차이가 없으니 유의해야 한다.

둘째 인기 비결은 주택 청약이다. 만능통장 출시 이전에는 청약통장은 국민주택을 청약하는 청약저축과 민영주택을 분양받는 청약예금, 청약부금 등 3가지 종류가 있었다. 하지만 청약저축·예금·부금은 가입 당시에 청약대상 주택 규모 등을 결정해야 했지만, 만능통장은 최초 청약하는 시점에 결정할 수 있다. 가입 자격 및 연령에도 제한이 없어 주택 소유자와 미성년자도 가입할 수 있다. 가입 후 2년 경과하면 1순위 자격이 부여된다.

셋째 인기 비결은 소득공제 혜택이다. 근로소득이 있는 무주택 가구주인 경우 연간 불입금액의 40%인 48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연간 소득공제한도금액을 초과해서 납입하면 초과금액은 소득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니 금융상품별 소득공제 배분을 잘해야 한다.

◇금리변동 있으니 주의해야

주택청약종합저축을 고금리만 보고 가입하는 것은 위험하다. 은행의 예·적금 상품이 가입시점의 금리가 만기까지 확정되는 것과 달리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금리변동이 가능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12월 중순부터 금리를 1년 미만은 연 2%, 2년 미만은 연 3%, 2년 이상은 연 4%로 각각 0.5%포인트씩 내리기로 했다. 이는 신규 가입자뿐만 아니라 기존 가입자에게도 적용된다. 금리가 내린다고 해도 시중은행 예금 통장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재테크 통장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또 가입 후 중도에 해지할 경우 청약자격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으며, 청약을 포기하기 전까지는 돈이 장기로 묶일 수 있다는 점, 2년 이내에 해지하면 이자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만약 가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급전이 필요하게 됐다면, 예치금 잔액을 담보로 대출받은 후 나중에 여유가 생겼을 때 상환하는 것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