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M 검증단] ⑬ 나홀로 가구 자산관리·노후 준비

남들은 화려한 싱글이라고 부러워하지만, 노후를 생각하면 걱정이 태산입니다. 젊었을 땐 그저 부양해야 할 사람이 없어 좋았는데,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를 부양해 줄 사람도 없구나 하고 서글픈 생각이 들더군요. 나홀로 가구의 자산관리와 노후 준비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려 주세요.

요즘 나홀로 가구가 대세다. 통계청은 올해 우리나라 1인 가구가 453만9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5.3%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젠 세 집 건너 한 집이 혼자 사는 셈이다. 1980년만 해도 전체 가구의 4.8%에 불과하던 1인 가구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늦어진 결혼과 늘어난 이혼, 고령화로 배우자와 사별하고 혼자 사는 가구가 늘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혼자 사는 나홀로 가구는 자산관리와 노후 준비 방법도 달라야 한다.

◇화려한 싱글, 연금이 孝子

나홀로 가구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은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화려한 싱글'의 증가를 들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0대 초반(30~34세) 미혼여성 비율은 2005년 19%에서 2010년 29%까지 급상승했다. 30대 초반 여성 3명 중 1명이 미혼인 셈이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싱글들은 어떻게 자산관리를 해야 할까. 우선 챙겨야 할 것이 연금이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싱글들은 언제 결혼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미루기 일쑤다. 결국 이래저래 주저하다가 현금과 다름없는 단기상품에 투자했다 찾아 쓰곤 한다. 하지만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게 노후다. 연금 준비는 은퇴 후 장기간 생활하는 데 필요한 노후 소득을 마련하는 것인 만큼, 준비 역시 장기간에 걸쳐 체계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별달리 의지할 사람 없이 노후를 맞았을 때 효자 노릇을 해 줄 것은 연금밖에 없다.

◇늙어서 아플 때 돈 없으면 서럽다

혼자 사는 싱글에겐 의료비도 중요하다. 결혼한 부부의 경우 부부 중 한 사람이 아프거나 다치면 나머지 사람이 생계를 책임질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사고나 질병에 따른 의료비 대책 정도만 세워두면 된다. 하지만 싱글들에게 사고나 질병은 의료비용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소득 단절을 가져온다. 다치거나 아플 때 대신 일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항상 비상예비자금을 갖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하지만 언제 있을지 모를 사고나 질병에 대비해 거액의 자금을 유동자금으로 묶어 둘 수는 없기 때문에 보험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먼저 치료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실손의료보험'부터 가입해 두자.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병원에서 발생한 치료비를 최대 90%까지 보상해준다. 다음으로 치료 기간의 소득을 대체할 수 있도록 '정액보상보험'도 필요하다. 암보험과 같은 정액보험에 가입해 두면 치료 기간 중 소득을 대체할 수 있다.

◇돌아온 싱글, 국민연금 나눠 받아라

1인 가구 증가의 또 다른 원인은 '돌아온 싱글' 증가에 있다. 통계에 따르면 부부 세 쌍이 결혼하면 한 쌍이 이혼한다고 한다. 특히 최근엔 20년 이상 결혼생활을 같이 한 부부가 헤어지는 황혼 이혼이 증가하고 있다. 전체 이혼 중 황혼 이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14.9%에서 2011년 24.8%로 증가했다. 이혼한 부부 네 쌍 중 한 쌍이 황혼 이혼에 해당하는 셈이다.

황혼 이혼을 하면 노후 대비에 타격이 생긴다. 배우자의 국민연금에만 의지해 노후 생활을 하다 이혼한 경우가 더욱 그렇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분할연금제도다. 분할연금이란 결혼기간이 5년 이상인 부부가 이혼했을 때 혼인 기간 중 형성된 연금을 절반씩 나눠 갖는 제도다. 분할연금은 이혼한 다음 3년 이내에 신청해야 받을 수 있고, 재혼한 다음에도 계속 받을 수 있다. 황혼 이혼이 늘어나면서 분할연금 신청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3년 181명에 불과하던 분할연금 수령자는 2011년에는 5775명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