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ch19] "꽉 막힌 부부 관계, 속시원하게 뚫어드립니다"

'2012 사법연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남녀 33만1543쌍이 결혼을 했고, 11만4707쌍이 이혼했다. 수많은 부부가 말 못할 고민으로 갈등을 빚고 결국 갈라서는 것. 이러한 시대에 부부 갈등을 치유하는 유쾌한 토크쇼가 등장했다. TV조선이 24일 밤 10시 처음 방송하는 '칼로 물 베기 쇼 부부젤라'다.

프로그램의 타이틀이자 마스코트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 요란한 소리로 화제를 모았던 나팔 모양의 악기 부부젤라. 제작진은 "부부젤라 소리처럼 부부 사이도 시끄럽고 요란하지만, 결국 '부부가 제일 낫다'라는 뜻으로 프로그램 이름도 '부부젤라'라고 지었다"고 했다.

◇돌려 이야기하지 않는다

7년간 라디오를 함께 진행하며 호흡을 맞춘 명콤비 노사연(55), 지상렬(42)이 MC를 맡고 방송인 조형기, 건축가이자 가수인 양진석, 개그우먼 팽현숙,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로 얼굴을 알린 에바 포피엘 등이 패널로 출연한다. 정신과 전문의 표진인, 김병준 변호사, 산부인과 전문의 류지원, 부부심리 전문가 최강현, 맛 컨설턴트 도세훈, 리빙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희선 등의 전문가가 부부에게 조언과 결혼 생활 노하우를 전달한다.

부부 관계 솔류션 프로그램은 이미 다른 방송매체에서도 많이 선보였다. '부부젤라'는 그 프로그램들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23일 전화로 만난 노사연은 "기존 부부 관계 프로그램들은 연예인들이 나와 재미 위주의 이야기를 했지만, '부부젤라'는 일반인들이 겪는 진짜 문제를 함께 고민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지상렬은 "우리는 포장 없이 알맹이를 A부터 Z까지 다 보여준다. 성적인 문제 등 민감한 것도 피하거나 돌려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부간 모든 갈등이 주제

프로그램은 출연한 부부가 서로 입장을 주장하며 패널과 방청객을 설득하고, 각자의 입장이 불리해지면 부부젤라를 불어 발언권을 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사연은 "실제 녹화장에서 부부젤라를 부니 어수선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일반인들의 진짜 이야기라 공감이 크다"고 했다.

24일 첫회에서는 잠자리 문제로 고통을 겪는 두 부부가 출연한다. 한 부부는 남편의 과도한 잠자리 요구 때문에 갈등을 겪고 있고, 다른 부부는 그와는 정반대로 섹스리스(성관계를 하지 않는) 상태다. 지상렬은 "부부 관계 중 중요한 것이 잠자리 문제라 조금 수위가 센 것도 있지만, 이것을 안 짚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며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면서 '아, 다른 집도 우리랑 똑같은 고민을 하는구나'라고 느낄 것"이라고 했다. 노사연은 "앞으로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남편 때문에 고통을 안고 사는 부부 등 다양한 주제가 소개된다"며 "똑같은 섹스리스 부부라도 그런 과정에 이르게 된 각각의 다른 이유를 찾아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했다.

◇19년차 주부와 노총각의 호흡

결혼 19년차 주부인 노사연과 노총각인 지상렬의 호흡도 볼거리다. 지상렬은 "장난으로 '누님께 제 청춘을 바쳤다'고 할 정도로 오랜 기간 누님과 호흡을 맞췄다"며 "내가 땅볼을 던지든 커브를 던지든 직구를 던지든 누님은 편하게 받아주는 훌륭한 포수"라고 했다. 노사연은 "내가 상렬씨를 '방송 남편'이라고 할 정도로 호흡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노사연은 "난 결혼 생활을 하며 여러 갈등을 겪어봤기에 공감이 가는데, '지상렬은 결혼을 안 해봐서 이 마음을 모르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웃었다. 지상렬은 "미묘한 부분은 잘 모르지만, 결혼 안 한 사람만 볼 수 있는 것도 있어서 프로그램이 다양한 색깔을 띠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녹화 때마다 고수들에게 결혼 생활을 배우러 간다는 생각을 해요. 부부들이 갈등을 빚으면서도 큰 부분에서는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고 더 결혼하고 싶어졌어요."(지상렬)

"웃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진지하게 힐링하는 프로그램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눈살 찌푸리지 않는 격(格) 있는 프로그램이 목표입니다."(노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