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대 신차 시장 중국에 글로벌 빅5 몰린다

GM·도요타·폴크스바겐·현대기아차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눈이 다시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내년 세계 자동차 판매증가율은 올해(5.9%)보다 낮은 3%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만큼은 내년에 올해 승용차 판매신장률(7.5%)을 뛰어넘는 9.4%의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용차까지 합치면 내년에 처음으로 중국 내 신차 판매량이 200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세계 3대 시장인 유럽이 내년에도 살아날 가망이 없고, 최근 몇 년간 두 자릿수 성장 가도를 달려온 브라질·러시아 등의 내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믿을 것은 역시 중국뿐'이라는 데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의견이 모이고 있다.

◇꺼지지 않는 중국시장… 내년 신차 2000만대 돌파

요헴 하이츠만(Heizmann) 폴크스바겐 중국사업 대표는 지난 22일 중국 광저우(廣州)시 중국수출입상품교역회전시관에서 개막한 제10회 광저우모터쇼에서 "2015년까지 중국에 총 126억달러(13조6700억원)를 투자해 폴크스바겐그룹의 '2018년 세계 1위 등극' 전략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은 이미 중국 내 시장점유율 20%로 확고한 1등이다. 그러나 추가로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폴크스바겐이 신성장 동력지역으로 택한 곳은 중국 서부 내륙개발 거점도시로 떠오른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다. 이곳에 자사 판매사업자 11곳의 본부를 세우고 중국 서부 공략 요충지로 삼을 계획이다.

GM도 2015년까지 최대 70억달러(7조6000억원)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세계 고급차 1위 업체 BMW는 현지에 2L급 가솔린 엔진공장을 추가로 건설, 올해부터 향후 3년간 총 100만대 판매를 자신한다고 발표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대차는 올해 베이징 3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데 이어, 기아차도 2014년 옌청(鹽城) 3공장을 완공한다. 2014년에는 현지 생산능력이 174만대로 늘어나 내수 판매량을 확실히 제칠 전망이다.

현재 세계 1위지만 유독 중국에서만 기를 못 펴는 도요타도 현지 합작법인과 손잡고 중국 전용 브랜드를 출시하는 등 3년 내 20종의 신차를 쏟아낼 계획이다.

◇고급차 판매도 세계 1위 눈앞… 과열경쟁 우려도

한때 설비 과잉 우려가 제기됐던 중국에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투자가 다시 몰리는 것은 중국이 수익성 측면에서도 다른 선진시장을 넘어설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현지에서 쏘나타보다는 아반떼, 싼타페보다는 투싼을 많이 팔아 온 현대·기아차는 차차 고급차 판매량을 늘리기로 했다. 아직 판매량이 미미한 제네시스와 에쿠스 등 고급차 마케팅을 강화하고, 주요 도심지에 고급 브랜드샵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기아차는 내년에 K9을 중국에 수출한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관계자는 "중국이 조만간 세계 고급차 판매 1위 자리마저 꿰찰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에선 벤츠·BMW를 사는 소비자층이 주로 50대 이상 은퇴자이지만, 중국은 30대 사업가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설명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한번 구입한 자동차 브랜드는 다시 사지 않을 만큼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 성향을 보이는 것도 고급 브랜드 간 경쟁을 치열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고급차의 대당 할인금액이 5만~10만위안(870만~1740만원)에 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