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가족들과 떨어져 살고 있는 기러기 아빠입니다. 자녀 교육 문제로 아내와 자녀는 캐나다에서 지내고 일 때문에 저만 홀로 한국에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10년 전 사별하신 뒤로 외롭게 지내고 계십니다. 성격이 적극적인 편은 아니어서 친구들이 많지는 않습니다. 올해 연세는 73세로, 바깥 활동도 안 하시는 편입니다. 제가 어머니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는 않아서 그동안 자주 찾아서 살펴드렸습니다. 하지만 당분간 어머니를 살펴드리기 어렵게 됐습니다. 내년 3월까지 해외 출장을 가게 됐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께서 외롭지 않게 지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45세 아들, 무역회사 임원)
A. 기러기 아빠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죠. 게다가 어머님까지 돌보는 것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도 어머님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어머니께서 참으로 훌륭한 아들을 두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님이 73세라고 하셨는데 요즘은 그 연세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도 참 많습니다. 그러나 어머님의 성품이 조용하신 편이라 사회적 교류가 많지 않으신 것 같네요. 무엇보다 다양한 사회적 교류는 정신건강과 치매 예방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선 저희 고객의 사례 하나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살고 계시긴 하지만 혼자서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돼 있는 여성 어르신의 사례입니다. 가족들이 직장에 가고 홀로 계신 어르신을 위해 자녀들이 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외로움을 달래드리기 위해 저희 케어기버가 일주일에 두 번 고객 댁을 방문했습니다. 주로 제공한 서비스는 정서적 지원 서비스로 ‘말벗 되어드리기’ ‘영화관 함께 가기’ ‘산책’ ‘간단한 실내 게임’ 등이었습니다. 서비스 후에 가족들의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그동안 어머니를 혼자 계시게 한다는 미안함이 많이 해소됐기 때문입니다. 어머님도 전보다 밝은 모습으로 지내시게 됐습니다.
혹시 어머님께서 낯선 사람이 오는 것에 거부감이 있으신가요? 다음 사연을 보시면 좀 안심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고객 중 여성 어르신이 계시는데,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분입니다. 그런데도 집안일을 손수 하십니다. 당연히 자녀들이 마음이 편하지 않았겠죠? 몸이 불편한 어머님을 위해 자녀들이 저희에게 서비스를 의뢰했습니다. 하지만 아버님께서 서비스 이용을 반대하셨습니다. 외부인이 자신의 집에 오가는 것이 싫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그래도 자녀들은 열심히 아버님을 설득했고, 마침내 승낙을 받아냈습니다. 서비스 이후 아버님께서는 어머님보다 더 저희 서비스를 좋아하시게 됐습니다. 아마도 전과 달라진 아내 모습을 보고 좋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희에게 고맙다는 표현도 하시고 가끔 간식도 사 들고 오시기도 합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그렇다고 집 안에서만 계시면 건강에 이롭지 않습니다. 선생님께서 어머님을 보살펴드리지 못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합니다. 가족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앞서 고객 사례로 말씀드린 정서적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것은 어떨까요? 우선 어머님 연세를 고려해 바깥 활동에 대한 플랜을 제안드리자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이벤트(백화점, 쇼핑몰, 레스토랑 외출 등), 설날 가족 모임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이벤트(만두빚기, 윷놀이, 영화보기 등), 건강 유지를 위한 규칙적인 신체활동(산책, 가벼운 체조 등), 생활 환경 개선을 위한 간단한 집안 관리(식사 준비, 청소, 설거지, 세탁 등), 어머님의 품격을 높여드릴 수 있는 서비스(화장, 네일아트, 염색, 사진찍기 등)입니다. 홈인스테드코리아는 자녀의 마음으로 어르신을 돌봐드리고 있습니다. 모든 염려는 저희에게 맡기시고 주어진 일을 잘 마무리하고 오시기 바랍니다.
☞ 부모님과 관련한 걱정거리나 궁금증이 있으면 연락주세요. 케어 코디네이터 양 선생님이 꼼꼼히 살펴보고 해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이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기념품을 드립니다. 문의 yang@homeinstead.co.kr
☞ 양명주 케어 코디네이터 겸 사회복지사는 1976년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COSCA 상담과정을 수료했다. 상담학 석사·사회복지학 석사 학위를 받고 현재 세계적인 비의료 시니어 케어 전문 기업 (주)홈인스테드코리아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회복지법인 굿핸즈 사무국장을 겸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