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이상 기부자 모임 아너소사이어티 "연내 200호 회원 기다려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7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1억원 이상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 창립 5주년 기념총회를 열었다. 기부금을 어떻게 썼는지 회원들에게 보고하고, 도움받은 사람들을 대신해 감사를 전하는 자리였다.

이재후 모금회 부회장은 "2007년 아너소사이어티를 처음 만들고 200일이 지난 뒤에야 간신히 1호 회원이 들어왔는데, 해마다 회원이 늘어 이제는 '200호 회원'을 기다리게 됐다"고 말했다. 모금회는 이날 1호 회원 남한봉(73) 유닉스코리아 회장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남 회장은 군 복무 중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친 뒤 불편한 몸으로 악착같이 일해 중소기업을 일궜다. 그는 "몸이 아파 평생 집과 회사만 오가며 '좁은 인생'을 살아왔는데,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뒤 전보다 훨씬 폭넓은 인생을 살게 됐다"며 "기부해서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모금회는 이날 최신원(60) SKC 회장을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대표로 선출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을 창업한 고(故) 최종건 회장의 차남으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중 유일한 대기업 오너다. 그는 IMF 외환위기로 노숙자가 늘어날 때 직함을 밝히지 않고 '을지로 최신원'이라는 이름만으로 개인 돈을 모금회에 입금하기 시작했다. 작년 홍명보 런던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10억 클럽' 회원이 됐다.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도 맡고 있다.

조선일보사도 감사패를 받았다. 작년 한국 언론 최초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전원을 인터뷰하고, 이들이 어떻게 돈을 벌었고 왜 기부하는지 '자본주의 4.0 2부―나누는 사람들' 시리즈를 통해 심층 보도했다. 그 후 회원 숫자가 1년 만에 49명에서 178명으로 늘었다. 부자(父子) 회원, 모녀(母女) 회원, 부부 회원도 잇달아 탄생했다.

김석현 모금회 대외협력본부장은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연말에 기부금이 몰리므로 연내에 '200호 회원'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금회는 이날 회원들 이름을 새긴 금속판을 타임캡슐에 넣어 영구보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