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2도, 너무 차갑지 않게… 샴페인의 맛과 향을 음미하라

샴페인(Champagne)이 각광받는 시즌이 왔다. 연말·연시 파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이 바로 샴페인. 바글바글 올라오다 톡톡 터지는 산뜻한 기포가 흥겹고 유쾌한 분위기를 더욱 북돋기 때문이다. 샴페인은 이제 한국에서도 낯설지 않지만 정확히 어떤 술이며 어떻게 마셔야 좋은지 아는 이는 드물다. '샴페인의 황제'라 불리는 최고급 샴페인 크루그(Krug)의 6대 계승자 올리비에 크루그씨에게 이메일을 통해 궁금한 점들을 들었다.

―샴페인이란 무엇인가.

"프랑스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발포성 와인)을 말한다. 기포(bubble)가 있는 와인은 이탈리아·스페인·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생산된다. 하지만 이들은 스파클링 포도주일 뿐 절대 샴페인일 수 없다."

―어떤 게 좋은 샴페인인가.

"마시는 이의 감정을 뒤흔들고, 진정 아끼는 이들과 나누고 싶은 샴페인이다."

―너무 어렵다.

"매년 일관된 맛을 유지하는 샴페인이 좋다. 크루그 등 샴페인 하우스(제조업체)들은 포도 작황과 관계없이 최상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 블렌딩(여러 해 생산된 와인을 섞는 것)을 한다."

―어떻게 마셔야 샴페인의 맛을 가장 잘 음미할 수 있나.

"온도가 매우 중요하다. 대개 샴페인은 섭씨 5~7도 정도로 차갑게 마신다. 하지만 크루그처럼 뛰어난 샴페인은 너무 차갑게 마시지 않는 편이 낫다. 너무 차가우면 맛과 향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는다. 섭씨 10~12도로 화이트 와인을 마시는 정도가 알맞다. 잔도 중요하다. 샴페인을 흔히 좁고 높은 플루트(flute) 잔에 마시는데, 플루트 잔에 샴페인을 마시면 탄산수를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다. 코를 잔 안에 넣어 샴페인의 향을 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고급 샴페인이라면 플루트 잔보다 (입구가 넓은) 화이트 와인 잔을 사용하길 권한다."

―어떤 음식과 잘 어울리나. 상극인 음식은.

"샴페인은 다재다능한 와인이다. 여러 음식과 두루 어울린다. (대개 와인과 잘 맞지 않는) 간장은 물론 식초가 들어간 소스와도 궁합이 좋다. 포도 껍질과 과육을 같이 넣고 발효시키다가 색이 우러나면 껍질을 제거하고 만드는 '로제 샴페인'은 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이나 돼지·닭고기 등 육류와도 잘 맞는다. 하지만 디저트, 특히 캐러멜처럼 매우 단 음식은 샴페인의 산미(acidity)와 잘 매칭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