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0억 든 '태백 세이프 타운' 개장 한달… 하루 100명만 찾아

지난달 개장한 강원 태백시 '365 세이프 타운'이 입장객 저조로 '제2의 오투리조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오후 찾은 '태백 365 세이프 타운' 지진체험관에선 인근의 황지정보산업고 학생 30여명이 진도 '8' 이상의 강진을 직접 체험하고 있었다. 3D 입체 화면에서는 시가지의 지진 상황이 나오고, 학생들이 앉은 의자도 이리저리 흔들리며 지진을 체감하는 시설이다. 바로 옆 대(對)테러체험관에선 학생들이 레일카를 타고 테러 영상물을 보며 방사능과 천연두 등 테러 관련 퀴즈를 풀어 보는 체험을 했다. 그 밖에도 산불체험관, 풍수해체험관, 설해체험관 등으로 구성된 한국청소년안전체험관은 365 세이프 타운의 핵심으로 최첨단 시설로 꾸며졌다.

세이프 타운은 안전을 주제로 교육과 놀이를 접목한 국내 첫 시설이다. 안전체험관 외에 '챌린지 월드'를 찾으면 색다른 체험도 할 수 있다. 해발 1000m 고지대에서 타는 곤돌라, 번지점프와 같은 트리 트랙, 외줄을 타고 70여m를 하강하는 짚라인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소방 관련 체험이 가능한 '강원도 소방학교'도 있다.

세이프 타운은 태백시 장성동과 철암동 일대 95만여㎡ 부지에 지난 2006년 착공했고, 국비 1133억원, 도비 250억원, 시비 407억원 등 모두 1790억원을 들여 지난달 31일 공식 개장했다. 폐광 지역 대체 산업의 하나로 조성됐으며 자유이용권이 어른 2만2000원, 중·고생 2만원, 초등학생 이하 1만8000원이다.

그러나 개장 한 달의 성적표는 기대 이하다. 지난 27일까지 입장객은 3453명에 불과했고 입장료 수입도 4167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한국산업경제개발원의 연구 용역 결과와 태백시의 예산 계획을 보면 주민과 단체 할인 등을 감안해도 연간 30만명은 찾아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 한 달 평균 2만5000명이 찾아 입장료 수입 3억3000만원 정도가 발생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개장 후 한 달 성적은 목표의 15%에도 못 미치고 있다. 주민들 사이에선 "오투리조트처럼 애물단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이프 타운의 연간 운영 유지 비용은 인건비 9억원 등 40억원이다.

세이프 타운의 시설에 대해서는 후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첨단 시설을 갖춘 5개의 체험관 등은 가족 단위 관광객을 끌어모을 새로운 형태의 테마 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3시간 이상 걸리는 등 접근이 어렵고,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찾아오도록 만들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 약점이다.

태백시는 "상반기에 마케팅을 제대로 못 했기에 관중이 적었다"며 "내년부터 수학여행 단체 등이 찾으면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청소년안전체험관 안길헌 관장은 "인근의 서울, 경기, 충북, 경북, 강원 등지의 학생이 290여만명으로, 이들의 10%만 유치해도 연간 목표인 30만명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