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높이려… 만기 더 길거나 신용등급 낮은 채권에 돈 몰릴 것"

"안전성에 무게를 둔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낮아도 계속 채권을 찾을 겁니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폴 트레지고(Paul Tregidgo·사진) 글로벌 채권자본시장(DCM) 부문 부회장이 기관투자자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지금처럼 채권 금리가 낮아진 상황(채권 가치 상승)이 자연스럽지는 않다"면서도 채권의 인기가 계속될 요인은 많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의 불확실한 정치·경제 상황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고, 경기 부양에 나선 정부들이 저(低)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국제 채권시장의 특징으로 트레지고 부회장은 "만기나 신용등급이 다른 채권 간 금리 차이가 줄어든 것"을 들었다. 그는 "금리 수준이 낮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만기가 더 길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을 찾을 것"이라며 "앞으로 채권시장이 전반적으로 채권 만기가 연장되는 한편, 이전보다 신용등급은 다양한 채권들이 발행되는 방향으로 달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트레지고 부회장은 "국가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이후 한국 채권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스위스나 유럽의 투자자들은 위험은 작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선진국 채권보다) 많은 이익을 얻을 만한 채권을 찾고 있는데, 한국 기업의 회사채는 그런 조건에 딱 맞는 투자처인 셈"이라고 분석했다.

올 들어 세계 회사채시장은 국채시장 못지않게 활발한 상황이다. 영국 경제 매체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까지 전 세계 회사채 발행량은 약 3조3000억달러(약 3578조원)로, 올해 전체 발행 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나라마다 경제 체력이나 기업 경쟁력이 다르기 때문에 신흥국 전체의 채권을 묶어서 전망하기는 어렵다"면서 "브라질 국채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금리가 등락할 수 있지만, 선진국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유망한 장기 투자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