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에 매력 더 커지는 배당주 펀드… 올해 수익률 9.4%

찬 바람이 매섭게 얼굴을 가르는 계절이면 빠지지 않고 입에 오르내리는 투자법이 있다. 바로 배당주 투자다. 배당주란 연말 결산 때 보유한 주식을 기준으로 주주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금을 주는 기업을 묶어서 칭하는 말이다.

배당주는 특히 가을부터 연말까지의 기간에 관심 갖는 투자자가 많다. 추울 때 배당주가 인기를 누리는 건 연말 결산 법인이 많은 우리나라의 특성 때문이다. 배당주 중에서 어떤 종목을 골라 담아야 할지 고민되는 투자자라면 전문가가 될성부른 배당주를 골라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에도 관심을 기울여보자.

◇"외국인 고배당 요구 늘어"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황과 각국의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0월 시중은행 평균 예금금리는 연 3.08%로 2010년 10월(연 3.01%) 이후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시중금리가 낮아진 만큼 상대적으로 배당수익률에 대한 투자 매력이 올라간다고 설명한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의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추세를 들어 배당주 투자를 권하기도 한다.

전상용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유럽·일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자산 매입을 통해 유동성(돈)을 풀면서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환차익과 배당 수익을 함께 노린 외국인 투자자의 배당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주를 골라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도 선방하고 있다.

26일 펀드 평가업체 에프엔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은 연 9.4%를 기록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성적(7.2%)을 웃돌았다. 최근 한 달 동안의 수익률도 0.3%로 국내 주식형 펀드(0.1%)보다 높다.

◇시세 차익+배당 수익 일석이조

배당주 투자는 배당 수익과 시세 차익을 함께 노릴 수 있는 것은 물론, 요즘처럼 글로벌 경기가 침체한 상황에서는 우량주를 고를 수 있는 투자법으로도 인기를 누린다. 경기 불황에도 높은 수준으로 배당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탄탄한 기업일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가 좋은 배당주를 골라내 적절하게 투자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투자자라면 배당주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고려해볼 만하다. 배당주 펀드는 배당 성향이 높은 고(高)배당주를 포트폴리오에 담은 펀드 상품이다. 일정 배당률 이상으로 주가가 오를 경우엔 주식을 팔아 차익을 올리고,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결산 기준일까지 주식을 보유해 배당금을 챙기는 구조다. 주식 매매를 통한 시세 차익과 현금 배당을 투자 전략으로 함께 활용하는 것이다. 배당 성향(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 배당액 비율)이 높은 기업을 고르는 특성상 배당주 펀드가 투자하는 주식은 실적이 좋고 안정적인 우량주 위주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고위험 고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보다는 안정적인 성향의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펀드별 수익률 격차 커

다만 12월로 접어들면 배당주에 대한 투자 매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통상 배당주의 주가가 배당을 앞두고 투자자가 몰리는 10~11월에 상승하기 때문이다. 배당률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높은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급적 싼값에 주식을 매입하고 높은 배당을 받아야 투자 수익률이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단기 투기 세력이 개입해 주가가 급등락할 수도 있다. 배당주의 경우 배당을 앞둔 9~10월에 투자자들이 몰리며 주가가 오르고, 배당락(배당 기준일이 지나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것)이 끝난 뒤 1~2월이 되면 주가가 하락하는 특성이 있다. 펀드마다 수익률 격차가 크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배당 수익은 과세 대상이므로 4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올 하반기 기업 실적이 기대를 밑돌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내년 경제 상황을 대비해 기업 내에 현금을 쌓아두려는 성향이 높아졌고, 금융권도 배당 자제 요구를 받아 올해 기업 배당금의 전체 규모가 8%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