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미디어 성공하려면… ①흥미로운 콘텐츠 발굴 ②마케터 개입은 자제 ③소비자 참여 공간 제공

지난 10여년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몸담아 오며 느낀 것은 '최고의 광고는 결국 소비자가 스스로 해주는 광고'라는 것이다. 소비자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 즉 구전(口傳)만큼 강력한 마케팅은 없다. 소비자의 입을 통해 전달되면 그 어떤 광고보다 설득력 있고 객관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TV를 틀어놓고 있으면, 혹은 거리를 걷다 보면 변별력 없이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광고가 홍수처럼 쏟아진다. 소비자가 직접 광고를 하게 만드는 '컨슈미디어'가 최근 부각되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컨슈미디어는 소비자와 광고의 결합, 또는 소비자 일상과 광고의 결합을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물리적 결합으론 안 된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스스로 선택하고 자유의지에 의해 움직이는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소비자 중심의 컨슈미디어'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다음의 세 가지 전략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첫째, 광고가 아닌 콘텐츠로 접근해야 한다. 소비자가 보고 듣고 사용하고 싶을 만한 이야기를 광고에 담아내야 한다. 기업이 하고 싶은 이야기보다는,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없던 가치와 매력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시지를 찾기 위해 제품이나 브랜드에만 주목해선 안 된다. 대신 제품과 브랜드를 사용할 소비자의 일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을 매혹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내야 한다.

둘째, 밀어내기(Push)가 아니라 끌어당기기(Pull) 형으로 승부해야 한다. 마케터의 인위적 영향력이 강해질수록 메시지의 객관성은 떨어진다. 소비자들도 수동적으로 반응한다.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즉각적인 소비자 반응에 대한 조급함부터 버려야 한다. 한때 파워블로거가 인터넷상의 새로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영향력을 떨쳤지만, 마케터들이 하나둘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부정적인 결과들이 쏟아져나온 사례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셋째, 소비자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야 한다. 컨슈미디어의 주체는 소비자다. 광고에도 소비자가 참여해 재생산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마케팅 메시지를 담되, 적어도 소비자가 느끼기에는 광고 이상의 것으로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열린 공간을 통해 소비자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그 공간 속에서 재미와 흥미를 느낀다면 자연스레 컨슈미디어에 담긴 메시지들은 화제의 중심에 놓이게 될 것이다.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기억되는 광고 캠페인은 그리 많지 않다. 시간이 흐르고 경쟁이 더욱 강화될수록 그 숫자는 더 줄어들 것이다. 기존의 광고 경쟁은 한 기업과 다른 기업 간의 광고 경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 곳곳에서 올라오는 사건과 뉴스들, 그리고 재미있는 소식들이 경쟁 상대다. 세상의 모든 재미와 경쟁해 광고가 이기는 길은 소비자에 의해 이야기되고 전파되는 방법 말고는 없다.

변화한 시대의 소비자를 효과적으로 설득하려면, 소비자와 그의 일상을 광고 미디어로 활용하는 컨슈미디어로의 진화(進化)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전통적 광고 방법으로 소비자를 설득하는 것은 어찌 보면 광고비만 낭비하는 무모한 일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