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야 놀~자] 금융감독은 왜 필요하고 어떻게 하나요?

朴·文, 누가 돼도 금융감독 체계 수술… 해법은 정반대 〈조선일보 2012년 11월 26일자 B7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모두 현행 금융 감독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금융은 금융위원회에, 환율 등 국제금융 부문은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에 나뉘어 있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법은 극과 극이다.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금융 감독 체제의 개편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각 후보 진영마다 개편 방향에 대한 공약을 내놓고 있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 감독 당국은 물론 학계와 시민단체 등 여러 곳에서 금융 감독 체제의 미래 모습에 대한 의견이 분출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금융 감독이란 무엇이며, 금융 감독 체제 개편의 핵심 논점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금융 감독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요?

금융산업은 일반 제조업과는 성격이 크게 다릅니다. 모든 산업과 가계를 대상으로 돈을 돌게 하는 것이 금융의 기능이기 때문에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합니다. 중소 제조업체 하나가 파산하는 것과 은행 하나가 파산하는 것은 그 파급 효과가 전혀 다릅니다. 또한 돈의 중개 기능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 상호 간에도 밀접한 거래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에 한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문제가 짧은 시간 동안에 금융산업 전체로 번져나가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금융회사가 재무적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특히 그 금융회사가 상당히 큰 규모일 때 그것을 그대로 파산하도록 내버려둘지 여부는 일반 제조업체의 경우와는 달리 매우 어려운 결정입니다. 일부 금융회사는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살려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금융회사의 경영자는 금융회사가 클수록 파산(퇴출)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신이 경영하는 금융회사의 규모를 키우려는 유인을 갖게 됩니다. 이른바 '대마불사(too big to fail)'로 알려져 있는 도덕적 해이 현상이지요. 따라서 금융산업의 경우에는 문제가 터진 뒤에 수습하는 것보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공적인 기능일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 감독(financial supervision)은 간단히 말해서 금융회사들이 정해진 규제를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를 감시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규제를 지키도록 강제하는 공적(公的)인 활동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금융산업에서 감독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금융회사들이 취급하는 상품이 금융 전문가가 아닌 일반 가계나 기업과 같은 금융 소비자의 입장에서 볼 때 매우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습니다. 금융 상품의 이러한 속성 때문에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회사가 공정하고 정직한 방식으로 영업을 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 감독의 영역은 어떻게 구분되나요?

금융 감독의 영역은 크게 건전성 감독과 영업 행위 및 소비자 보호 감독으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먼저 건전성(prudential) 감독은 금융회사와 금융 시스템이 부실화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감독을 가리킵니다.

이 중 미시 건전성(micro-prudential) 감독은 개별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을 말합니다. 금융회사들이 위기를 맞았을 때 견뎌낼 수 있도록 자기자본을 충분히 쌓게 하고, 수익성만 좇아 과도한 위험을 부담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집니다. 또 거시 건전성(macro-prudential) 감독은 금융 시스템 전체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감독을 말합니다.

금융 감독의 둘째 영역은 영업 행위 및 소비자 보호 감독입니다. 금융 상품을 판매할 때 상품의 수익률뿐 아니라 내포된 위험까지도 정직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도록 하는 것, 그리고 회사의 이익과 소비자의 이익이 상충할 경우에는 소비자의 이익을 우선하도록 하는 것 등이 감독의 주된 초점입니다.

금융 감독 체제란 이러한 금융 감독을 구체적으로 어떤 기관들이 담당하며, 감독 기능 혹은 영역이 기관 간에 어떻게 배분되어 있고, 기관들 사이의 위계는 어떻게 조직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모든 금융 감독을 하나의 기관에서 담당할 것인지, 건전성 감독과 영업행위 감독을 별개의 기관으로 분리할 것인지, 금융산업의 권역별(은행·자본시장·보험 등) 감독을 통합할 것인지 분리할 것인지, 금융 감독에서 중앙은행에는 어느 정도의 역할을 부여할 것인지 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하나의 정답이 존재할 수는 없고, 세계 각국은 각자 자국의 상황과 특성에 따라 다양한 금융 감독 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금융 감독은 정부 기관인 금융위원회가 담당합니다. 그리고 금융위원회의 지도·감독을 받아 민간 공적 기관인 금융감독원이 실질적인 검사나 조사 업무를 수행합니다. 그리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건전성과 영업 행위 및 소비자 보호 감독을 모두 수행하는 통합 감독기관 체제로 되어 있습니다.

◇금융 감독 체제 개편의 주된 논점이 무엇인가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금융 감독 체제와 관련하여 주요 후보 진영뿐 아니라 학계 등으로부터 다양한 개편안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각 개편안에 대한 평가는 유보하고 무엇이 논의의 초점이 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첫째 논점은 정책 기능과 감독 기능의 분리 여부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금융위원회는 금융 감독뿐 아니라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구도를 설계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집행하는 기능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개편안 중에는 이 두 기능을 별개의 기관이 수행하도록 분리하자는 주장을 담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둘째 논점은 건전성 감독과 영업행위 및 소비자 보호 감독의 분리 여부입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호주의 경우에는 이 두 감독 기능을 독립적인 두 기관이 나누어 담당하고 있으며, 이러한 체제를 '쌍봉(twin-peaks) 모형'이라고 부릅니다.

셋째 논점은 감독 정책 수립·의결 기관인 금융위원회와 실행 조직인 금융감독원의 분리 혹은 통합에 관한 것입니다. 또한 금융 감독 기관의 법적 지위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즉 정부 조직으로 둘 것인지 아니면 독립적 민간 조직으로 둘 것인지의 문제 역시 또 다른 논점이 되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감독 체제에 만국 공통의 정답은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감독 체제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하겠습니다.

◆쉽게 배우는 경제 tip : 쌍봉형 감독체제와 통합형 체제의 차이

금융회사에 대한 두 개의 감독 기능 즉, 건전성 감독과 영업행위 및 소비자 보호 감독을 각각 독립적인 별개의 기관이 담당하는 체제를 쌍봉 모형 금융 감독 체제라고 합니다. 이런 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가 호주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금융위원회라는 단일 정부기관이 이 두 개의 감독 기능을 모두 담당하는 통합형 금융 감독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퀴즈

금융회사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충분한 자기자본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는 등 금융회사와 금융시스템이 부실화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금융 감독을 '○○○ 감독'이라고 합니다.

▲응모 요령 : 모닝플러스 홈페이지(morningplus.chosun.com)의 이벤트 코너에서

▲일정: 12월 12일(수) 오후 5시 마감, 12월 14일(금) 당첨자 발표

▲경품: 도서문화상품권 1만원권(25명, 각 1장)

〈지난 회 정답 : 지주회사〉

도서문화상품권 당첨자(김민아 김상균 김순종 김연준 김영만 김정미 나은정 박세경 박종철 심희철 엄정순 오지성 위복량 유백호 윤규철 윤지애 이광희 이용애 이은정 임은지 장인자 정재식 조아라 조정오 최경석)

자본시장연구원·조선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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